국보 제70호 훈민정음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문자로 세계 역사상 창제원리를 명확히 밝힌 문자는 훈민정음이 유일하다. 훈민정음은 천문과 자연법칙에 따라 천지인(・ㅡㅣ)을 기본으로 창제되었기 때문에 인간을 비롯한 천지 만물의 소리와 심정까지 다 표현할 수 있는 문자이다.
그런데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처음 만든 문자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흔하나 실은 옛글을 변형·발전시켜 재창제된 문자이다. 환단고기에 따르면 BC 3898년 태백산(太白山: 중국 서안)에서 배달국을 세운 환웅(桓雄)천왕이 신하 신지 혁덕(神誌·赫德)에게 글자를 만들게 명했는데, 그 글자가 바로 한자(漢字, 韓字)의 시초인 녹도문(鹿圖文)이다.
그 후 BC 2333년 단군조선이 건국되어 BC 2181년 제3대 가륵(嘉勒)단군 황제가 녹도문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자 삼랑 을보륵(三郎·乙普勒)으로 하여금 글을 창제하도록 명하여, '바른 소리 글' 즉 정음(正音) 38자를 짓고, 이 글을 가림토(加臨土)라고 했다. 가림토는 인류 최초의 소리 문자이다.
이후 BC 865년 단군조선의 왕문(王文)에 의해 이두법이 개발되고, 이것이 다시 신라시대 때 설총(AD 655-730년)에 의해 더욱 체계화된 다음 조선시대 세종대왕(1446년)에 이르러 훈민정음으로 재창제된 것이다. 가림토 문자와 훈민정음은 모양은 같으나 가림토 문자는 영어처럼 문자를 풀어쓰는 방식(예, ㅁㅜㄴ ㅎㅏㄱ)이고 훈민정음은 문자를 조합하는 합자방식(예, 문학)이다.
세종대왕은 인체의 발성기관을 연구하여 가림토 문자 38자를 28자로 줄이고, 후일 '한글학의 아버지' 주시경 선생이 다시 24자로 정립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이라는 말은 1910년 무렵 주시경 선생이 '오직 하나의 큰 글'이라는 뜻을 담아 새롭게 지은 말로 그 이전에는 훈민정음 또는 언문이라고 불렸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먼저 한글의 창제 원리와 반포일 등을 상세히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을 1446년에 간행했는데, 그로부터 오랜 세월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494년이 지난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되었다. 해례본은 일제의 가혹한 한글탄압정책과 6.25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피난생활 속에서도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한글을 지켜내려고 애쓴 사람들이 있었기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만일 해례본이 발견하지 않았다면 한글은 한자나 몽고의 '파스파 문자'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문자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조차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외침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개인의 안위보다도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자 몸부림쳤던 집념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민족의 문화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고 인정되는 수메르 문명보다도 훨씬 이른 시기에 발현되었고, 문자 발명에 관한 한 한민족은 종주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녹도문'과 '가림토 문자'의 존재는 세계사를 다시 써야 할 만큼 중요한 사실(史実)이다. 오늘날 세계 속에 남아 있는 가림토 문자의 흔적으로는 일본의 '신대문자', 몽고의 '파스파 문자', 인도의 '산스크리스토 알파벳'과 '구라자트 문자' 등이 있다. 일본에서는 한글을 닮은 아히루(阿比留) 문자가 대마도에 전해오는데 고대의 신들이 쓰던 문자라 해서 신대문자(神代文字)라고 불린다.
고대 문자 비교
일본의 사학자 고쿄 기요히코(吾鄕淸彦) 씨는 이세신궁에 소장되어 있는 신대문자를 근거로 "일본의 신대문자가 조선으로 건너가 훈민정음을 낳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환단고기를 연구한 이후로는 "일본의 아히루 문자가 조선 훈민정음의 뿌리"라는 주장을 철회하고 "신대문자의 원형인 원시한글이 환단고기에 수록되어 있다"고 인정했던 것이다.
인도의 구자라트에서 쓰이는 문자들도 한글과 매우 유사하다. 자음은 상당수가 같고 모음은 10자가 똑같다. 타밀어에도 한글과 일치하는 말이 많다. 배달국의 녹도문은 중원에도 전해졌는데 이것이 바로 창힐 문자이며 갑골문자의 뿌리가 되었다. 갑골문자 이전의 문자들도 중국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중국인 학자 뤄빈지(駱貧基)는 그런 문자를 만들어 사용한 주체는 한족(漢族)이 아니라 한민족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단군조선의 3대 가륵단군 때 만들어진 가림토 문자는 한글의 모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몽골, 인도 문자의 원류가 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당시 단군조선의 문화권은 인도와 일본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을 형성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가림토 문자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지난날 웅대했던 우리 한민족 선조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웅대했던 우리 한민족! 자랑스러운 우리 한민족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