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제13회 '문경새재아리랑제'가 문경시 주최, 경상북도 후원으로 열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을로 예정됐던 국내 최대 규모의 아리랑 축전인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 취소됨에 따라 더욱 문경아리랑제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코로나19'라는 아리랑 고개를 넘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아리랑 민요에서 '고개'는 수난의 상징이며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연유로 모든 아리랑 노래의 후렴에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가 붙는다. 조국 땅을 떠나 이역만리를 헤맺던 디아스포라(Diaspora, 이산민족)들은 '광복군 아리랑' '북간도 아리랑' '치르치크 아리랑' 등 자신들의 처지에 맞게 노랫말을 지어 아리랑을 불렀다. 아리랑은 민족으로 하여금 고난을 견디게 해준 힘이었다.
이처럼 한민족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집단적인 정서를 모아 상생의 기운을 발휘했던 중심에는 항상 아리랑 정신이 있었다. 특히 이번 문경새재아리랑제(이하, 아리랑제)는 1930년 천연두가 유행했을 때 '종두선전(種痘宣傳)아리랑'(종두=천연두 예방접종)으로 이를 극복하려 했던 것처럼,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를 아리랑 정신으로 극복하자는 취지의 '코로나 극복 아리랑제'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춤과 노래로 액을 풀고자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고대국가의 제천행사를 재현해, 쑥을 태우면서 춤추고 노래하고 땅을 밟으며 천지신명의 가호를 빌었다. 고대 국가에서는 나라의 번영과 평안을 위해 해마다 제천의식을 거행했는데, 그 중심에는 반드시 제사를 인도하는 신녀 곧 무녀가 존재했다. 당시 신녀의 지위는 왕에 버금갔다. 이런 제천의식은 일찍이 고조선에서도 있었다. 지금의 강화도 마니산 꼭대기의 참성단이 바로 단군이 하늘에 제사하던 곳이었다.
삼한(마한, 진한, 변한)시대에는 신성불가침 장소인 소도(蘇塗)라는 성역이 있었다. 소도는 신녀가 머물며 천제를 치내던 장소로, 죄인이 이곳으로 도망쳐도 잡아갈 수 없는 곳이었다. 소도에는 영고(鈴鼓, 방울과 북)를 단 큰 나무를 세웠는데, 마을 입구나 신당에 세우는 솟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아리랑제는 '해외동포 1세대가 넘어간 문경새재를, 해외동포 2세대 3세대가 넘어 온다'라는 뜻에서, 한민족 디아스포라 극복을 위해 대만, 일본, 베트남, 중국 예술단도 무대에 올랐다. 특히 일본 예술단은 전 세계로 흩어진 한민족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을 통해 인류화합에 기여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대구아리랑(아롱 아롱)과 닮은 '이츠키노고무리우타'(오로롱 오로롱)를 불러 호평을 받았다.
문경시 관계자는 "이젠 문경새재아리랑이 문경을 넘어 전국으로 나아가며, 전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야 할 때"라면서, "이번 문경새재아리랑제를 통해 문경새재아리랑이 '한민족 디아스포라 극복'이라는 더 큰 세상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문경시가 수집한 국내외 아리랑 노랫말은 10,068 수에 이른다. 최근 문경시는 아리랑기념관을 지어 아리랑의 모든 역사를 보존할 계획이다. '아리랑 민속마을' 조성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총 사업비는 104억600만원으로 오는 9월 착공해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아리랑'이란?
"하나님과 함께 고개를 넘어간다"
"하나님과 함께 고개를 넘어간다"
◆'아리랑'은 본래 '알이랑'이다.
'알'은 '하나님'을 뜻하며 성경에서는 '엘로힘', 코란에서는 '알라'로 표현되었다. '이랑'은 '(누구)와 함께'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with'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아리랑'='하나님과 함께'라는 뜻이다.
◆고개를 넘어간다
'고개를 넘어 간다'는 무슨 뜻일까? 고대 한민족이 파미르고원→천산산맥→알타이산맥을 넘어 동방으로 이동했음을 뜻한다. '노아의 홍수' 이후 한민족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수많은 산과 언덕과 고원을 넘어가며 불렀던 '찬송가'가 바로 '아리랑'이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하나님을 섬기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 즉 '하나님을 버린 자'를 뜻한다.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하나님을 버린 자'들이 머지않아 다시 하나님 품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