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 2019)은 전통과 규범을 중시하는 보수적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교회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개혁적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다.
베네딕토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면에서 너무나 다르다. 베네딕토 교황은 무신론과 세속주의, 상대주의, 낙태, 피임, 여성 사제직, 사제 독신제 폐지 등과 같은 진보적 주장들과 싸웠다. 남아메리카의 해방신학 열풍을 잠재우고 교황 무오류성에 대한 의혹과 맞서 싸운 대표적인 보수 신학자이기도 하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 낙태, 피임, 여성 사제직, 사제 독신제 폐지 등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한다.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는 초대 교황인 베드로도 결혼했고 12세기까지는 사제에게 독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교회의 전통은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은 베네딕토 교황도 대표적인 개혁적 신학자였다. 그러던 중 독일 대학생들의 반종교적 시위에 충격을 받고 보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마르크스주의 관련 서적을 도서관에서 모두 없애고 동성 결혼식을 악마의 계획이라고 질타했던 보수파였다가 민중들과 함께하면서 점차 진보 성향으로 바뀌었다.
그는 전통적인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는 사람의 눈으로 사람을 위해 해석돼야 하며, 세상과 함께 존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이를 '변화'라 말하고 베네딕토는 '타협'이라 비판하며 충돌한다.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마침내 오랫동안 가슴을 짓눌러왔던 각자의 약점을 털어놓는다.
베네딕토 교황은 자신의 과오를 고해성사한 뒤 자신은 더 이상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으니' 교황직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며 자신이야말로 하나님 음성을 듣는 영적 보청기가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얼마 전 하나님 음성과 함께 추기경의 음성이 들렸왔다며 그에게 교황직을 넘겨 주겠다는 뜻을 밝힌다.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하여 교회와 교리를 위해 살아온 자신은 생명력 넘치는 교회를 이끄는데 부적격이며, 귀천의 경계 없이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사랑할 줄 아는 이가 교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허세부리지 않고 떠날 때를 알며 라이벌을 인정할 줄 아는 베네딕토 교황의 모습에서 진한 감동이 전해진다.
2013년 2월 베네딕토 교황은 세상 어느 권력보다 강하고 종신직인 교황의 자리를 내려놓고 사임한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1415년 그레고리우스 12세 이후 600여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교황직을 내려놓은 그는 자신의 후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절대적 복종'을 맹세하고 숨어서 조용히 지내겠다고 약속했다.
후임으로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사제 독신주의를 교리(doctrine)가 아닌 전통(tradition)이라며 수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가톨릭 사제가 혼인하지 않는 사제독신제는 12세기 초반까지 관례로 행해져오다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 때 교회법으로 규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남과 북이 대치하고, 보수와 진보가 나뉘고, 세대와 지역이 갈리고, 남성과 여성이 반목하고 대립하는, 도저히 공존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한국 사회에서 베네딕토 교황과 같은 품격 있는 정치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사람 향기를 물씬 풍기는 정치인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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