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가장 두려워한 세 가지는 기아(가뭄, 홍수)와 전염병 그리고 지진이었다. 최근 우한 폐렴, 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리며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호흡기 감염 질환의 공식 명칭은 영어로는 'COVID-19', 한글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약칭 '코로나19')이다.
바이러스는 단백질과 핵산 덩어리로 구성된 아주 단순한 미생물이지만 첨단 과학시대를 사는 인류는 아직도 그 정체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환자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약을 통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고 병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면역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경고인지도 모른다. 성경 속에서 전염병은 심판의 도구로 사용되곤 했다. 구약시대에 애굽에 내려진 10재앙 중 다섯 번째가 돌림병이었다. 교회가 박해를 당하던 로마시대에는 천연두가 발병하여 15년 동안 인구의 4분의 1이 사망했다. 교회가 세속화되어 타락했던 14세기에는 흑사병이 전 유럽을 휩쓸어 인구의 절반이 죽었다.
이 흑사병은 유럽보다 먼저 남송(南宋)에서 유행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남송은 몽골군과 전쟁 중이었으며 몽골군의 유럽 원정에 따라 흑사병이 크림반도, 베네치아, 북알프스를 거쳐 전 유럽에 퍼졌다고 전해진다.
명나라(1368년〜1644년) 말기에는 화북지역에서 전염병이 창궐하여 1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917년 중국 남방지역에서 발생한 독감은 뱃길을 따라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로 확산되어 최소한 2000만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1918년에는 스페인 독감으로 5천만 명이 사망했고, 1957년에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아시아 독감'의 발원지는 중국 남부로 추정된다. 1968년 겨울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홍콩독감'도 중국에서 첫 발병자가 나왔으며 100만명 이상이 숨졌다.
'생명공학의 시대'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새 천년에 들어서자마자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의학 역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전염병들이 인류를 공포에 떨게했다. 특히 이것들은 온화하기 그지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형이라는 점과 지금껏 인류의 생명을 위협한 적이 없는 감기의 변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얼음 속에 갇혀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유출되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고 한다. 미·중공동연구진이 고대 미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1992년과 2015년에 티베트를 방문하여 티베트 고원의 빙하를 50m가량 뚫고 표본을 채취한 결과 33가지의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발견했는데 그 중 28개는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들이었다.
2016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탄저병으로 순록 2000마리 이상이 죽고 96명이 입원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는데 전문가들은 이상 고온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의 사체가 그대로 노출돼 병원균이 퍼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의 빙하 속에 수 십만 년 동안 갇혀있던 미생물과 바이러스들이 밖으로 유출되어 이와 유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자연을 파괴하고 온난화를 불러온 현대 인류는 5만 년 인류 역사상 가장 나쁜 영장류라는 낙인이 찍혀 자연이 인간에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생명공학의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 기술은 유전자 조작이며 과학자들은 유전자를 조작한 동물들을 이용하지 않고는 좋은 실험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하며 인간의 뜻대로 세상과 우주를 움직일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들고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의 창궐은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들의 자만심에 대한 경고이자 심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언자들의 경고를 반드시 들어야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시대조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인류문명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전 지구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사회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득권 다툼이나 분쟁을 잠시라도 멈추고, 인류가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