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도쿄특파원】재일효정한국부인회, '고향의 집'에서 두 번째 효도공연 열어

1569059323945.jpg재일효정한국부인회 하늘사랑합창단이 도쿄의 '고향의 집'에서 공연 첫 노래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지난 20일, 재일효정한국부인회의 하늘사랑합창단이 고향의 집(재일교포 노인의 집)을 방문하여 효도공연을 펼쳤다.

이날 행사는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 부인들의 단체인 '재일효정한국부인회'에서 재일교포 노인들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 효도공연이다.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든 한국의 떡과 선물을 들고 찾아가 노래와 춤으로 노인들을 기쁘게 했다. 선물로는 붉은색 난초꽃 화분과 정성스럽게 금박지로 접은 천년학 170마리를 '고향의 집'에 기증했다.

1569059327268.jpg하늘사랑합창단이 어르신들께 공손하게 인사를 올리고 공연을 시작하고 있다.

재일교포 노인들과 일본인 등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가옥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효도공연은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부드러운 우리의 춤사위와 노래가락으로 펼쳐 고국의 흥과 즐거움을 한껏 선사했다.

이날 하늘사랑합창단(단장 정고운)은 노래 첫순서로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불러 타국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동포노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달타령'을 부르고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부를 때는 고향생각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1569059329676.jpg하늘사랑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노인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우리 가요 '남행열차'를 부를 때는 흥겨워 어깨춤을 추기도 했고 무대로 나와 같이 춤을 추는 노인들도 있었다. 또 누구나 어린시절 한 뻔쯤은 경험이 있을 '갑돌이와 갑순이'의 순박한 사랑이야기를 율동과 노래로 연극처럼 보여주었다.

1569059340509.jpg하늘사랑합창단원이 갑돌이와 갑순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사회자가 "어르신들도 이런 사연이 있으시죠?" 하고 묻자, 노인들은 "나도 젊은시절 갑순이와 갑돌이와 같은 사연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첫사랑의 추억이 그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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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바야시 씨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고 있다.

이어서 특별출연으로 한일부부인 우에바야시 미츠유키(上林光行) 씨가 출연하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북국의 봄(北国の春)' '위를 보고 걷자(上を向いて歩こう)' '축제(祭)' 등 한국노래와 일본노래를 부르며, 중간중간 옛이야기까지 들려주어 웃음과 감동을 더했다.

PicsArt_09-21-08.38.42.jpg이날 기증한 난꽃 곁에서 한일가정 우에바야시・김연초(上林光行・金蓮草) 씨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PicsArt_09-21-08.39.20.jpg재일효정한국부인회 여가옥 회장이 고향의 집에 기증한 난초꽃 곁에서

재일효정한국부인회 여가옥(呂佳玉) 회장은 "일본에서 추석과 경노의 날을 맞이하여 고향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어르신들께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고유한 우리의 효도문화가 일본에서도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69059342637.jpg효도공연을 마친 하늘사랑합창단 단원들은 참석한 노인 한 분씩 손을 잡고 따듯한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에 참석한 노인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한국부인들의 활짝 웃는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너무너무 곱고 아름다웠고 노래와 춤도 마음에 꼭 들었다”고 한결같이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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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랑합창단이 달타령을 부르고 있다.

재일효정한국부인회(在日孝情韓国婦人会)는 일본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사는 한국부인들의 모임으로 일본 전국에 30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자녀 등 가족을 합하면 1만여 명이 넘는다. 실질적인 한일관계에 있어 동포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민단을 능가한다.

일본 각지에서 한국어교실, 한국요리강좌, 한국노래교사, 사물놀이, 한국어 번역 통역, 일본 축제 때에는 한복을 입고 일본 거리를 행진하는 등 한국문화 보급과 한일교류의 주역으로써 살아가고 있다.

1569059346218.jpg재일효정한국부인회 하늘사랑합창단이 공연을 마치고 '고향의 집'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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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고토구 강가에 세워진 '고향의 집 도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