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아베 총리·스가 관방장관 사활 건 '1인선거구' 10패!!

20190727_000242.jpg기자회견하는 아베 신조 총리. 오른쪽부터 아마리 아키라 선대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가토 가쓰노부 총무회장,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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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여야가 사활을 걸고 승부를 겨룬 '1인선거구'(1인 선출 선거구) 32군데 중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이 집중적으로 지원한 접전지에서 자민당 후보가 일제히 고배를 마셨다.

게다가 아베 총리의 뒤를 이을 총리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자민당 정책 입안)이 이끄는 기시다파 현역 의원 4명이 낙선함으로써 자민당의 앞날에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웠다.

아베 총리는 선거 이튿날인 22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로 복귀한 2012년 이후) 중의원 선거를 포함해 총 6회에 걸쳐 국정선거에서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 주변 사람들은 "솔직히 말해서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5패 정도'로 예상했던 '1인선거구'에서 지난 참의원 선거(11패)와 비슷한 10패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은 총리 관저를 비우고 '1인선거구'를 수차례 드나들며 집중 지원했다. 16일 이후로는 "총리가 가서 이길 수 있는 지역만 간다"며 접전지였던 니가타, 야마가타, 미야기, 미에, 시가, 아오모리, 이와테, 아키타 등 8선거구를 돌았다. "지금은 아쉽게도 2위다. 야당 후보에 절대 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가 관방장관도 니가타, 야마가타, 미야기, 이와테, 아키타 등 5선거구를 수차례 돌았다. 자신의 출신지인 아키타 선거구에서는 선거전 마지막 날인 20일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이 교대로 지원유세를 펼쳤다. 결과는 2만표 이상의 압도적인 표차로 자민당 현직 의원이 참패하고 말았다.

결국 두 사람 중 한 명이 지원유세를 펼친 13군데 '1인선거구'에서 4승 9패의 고배를 마셨다. 그 중 아베 총리가 두 번씩 지원유세를 펼친 8선거구는 2승 6패로 참패했다.

더구나 아키타 선거구에서 패한 후보는 기시다파의 현직 의원 나카이즈미 마츠지 씨였다. 마찬가지로 야마가타, 시가의 '1인선거구'에서도 기시다파 현직 의원들이 패했다.

특히 이 3선거구는 접전이 예상되어 일찌감치 기시다 씨가 진두지휘하며 기시다파 소속 의원들과 비서를 연일 투입하여 지지를 호소했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기시다 씨의 입장을 가장 난처하게 만든 것은 자신의 지역구인 히로시마(2명 선출)에서 기시다파 최고고문이자 5선 의원이었던 미조테 겐세이 씨가 낙선한 것이다.

이 선거구에서는 미조테 씨와 함께 총리 관저에서 추천한 가와이 안리 씨가 자민당 후보로 출마했다. 기시다 씨는 미조테 의원을 지원하고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이 가와이 씨를 응원하는 구도가 되었다.

아베 총리는 가두연설에서 기시다 씨를 '포스트 아베'라고 한껏 추켜세우며, "히로시마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두 명을 꼭 당선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시다 씨의 측근인 오노데라 이츠노리 전 방위상은 "만일 미조테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기시다 총리가 난처해지지 않겠느냐'며 분발을 촉구했지만, 결과는 야당 후보 1위, 자민당 가와이 씨 2위 순으로 의석이 확정됐다.

자민당의 각 파벌 리더는 자금과 인력 등으로 소속 의원들을 지원하고 당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나 '포스트 아베'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기시다 씨로서는 이번 참의원 선거가 자신의 발판을 굳히는 중요한 선거였다.

결과적으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자민당 다른 파벌들로부터 "이것으로 기시다 씨는 어렵게 됐다." "총리 씨가 마르는게 아닌가" "'선거의 얼굴'로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등등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이 같은 결과는 '아부'나 '돈으로 표를 산다'는 자민당의 구태의연한 체질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지난 6월 29일 자민당의 니카이 간사장은 "우리 정책과 함께 하지 않는 곳에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 '해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요구조건에 전적으로 응하겠다.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자민당의 존재 가치는 없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시민들은 "세금을 자민당에게 잘보이는 사람에게만 쓰겠다는 매수선언" "아부하라는 주문"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을 위에 협력한 자에게 예산을 분배한다. 공적 봉사가 아닌 세금 사유화다. 용서할 수 없다" "1000조엔 부채는 자민당의 자기보신적 선심성 예산이 원인" "이 나라가 여기까지 떨어졌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참의원 선거의 결과는 최근 일본의 경제적 우위를 앞세운 수출규제로 인해 빗어진 한일 무역갈등에 대하여, 향후 전개될 세계 여론의 향방을 예시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참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자민당 현직 의원 : 부총재 아소파 1명, 간사장 니카이파 1명, 기시다파 4명, 호소다파 1명, 이시하라파 1명, 무파벌 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