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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개발과 법의학 스케치 예술가
그 중에는 우리들이 상상하는 블랙홀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이미지도 있습니다. 최초의 블랙홀을 촬영하기 위해 제가 맡은 역할은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와 일치하는 가장 합리적인 이미지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입니다.
마치 법의학 스케치 예술가가 얼굴구조에 관한 지식을 활용하여 몇 가지 특징적인 정보로부터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처럼, 제가 개발 중인 화상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제한된 관측 테이터를 활용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천체를 한 장의 사진으로 완성해갑니다. 이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조잡하고 노이즈로 가득한 데이터를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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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사진의 재구성
그러면 은하계 중심에 있는 블랙홀을 관측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예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비록 시뮬레이션이지만 이렇게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머지 않아 우리들이 최초의 블랙홀을 확실히 촬영하여 빛의 링의 크기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이 알고리즘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고 싶지만, 제게 별로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여러분들에게는 행운입니다.
우리들이 어떻게 우리 은하계의 모양을 밝혀내는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이미지의 경우의 수는 무한히 많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선별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먼저 블랙홀의 이미지에 가까운 정도에 따라 이미지에 순번을 매기고 최종적으로 그 중에서 가장 적합한 한 장을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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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페이스북에 어떤 이미지가 투고될 가능성을 알려주는 모델(알고리즘)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그 모델로 하여금 왼쪽에 있는 노이즈 투성이의 이미지는 게시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오른쪽 셀카 사진이 게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알려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가운데 이미지는 흐릿하기 때문에 노이즈 이미지보다는 게시될 가능성이 많지만, 셀카 사진에 비하면 그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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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 중심에 코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비해 블랙홀 사진의 경우는 굉장히 어려운 난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블랙홀을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이미지가 보다 더 블랙홀에 가깝고 어떤 구조를 가정해 볼 수 있는지...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블랙홀 이미지처럼 지금까지 시도했던 시뮬레이션의 이미지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만일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정확한 이미지를 재구성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우리의 알고리즘에 너무 많이 적용할 경우 우리는 예상했던 결과만을 얻게 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은하의 중심에 한 마리의 거대한 코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열어두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