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성】닉슨 전철밟는 트럼프 "워터게이트 ⇔ 러시아게이트"

PicsArt_03-06-06.36.01.jpg

1970년대 미-소 냉전 중심의 세계 질서를 중-미 관계 개선으로 극적으로 변화시킨 인물이 있다. 닉슨 대통령이다.

1964년 처음으로 핵무기를 시험한 중국이 2년 뒤 문화혁명의 정치적 혼란으로 빠져들자, 미국의 일부 강경파들은 중국이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고 경제적 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핵무기도 비교적 적기 때문에 중국과 대결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닉슨은 1969년 닉슨독트린을 발표하여 대범하게 중국에 문호를 개방하고 반소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소련과 중국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어 공산권 블록을 약화시켜 소련과 데탕트(긴장 완화)를 이루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닉슨은 베트남전쟁으로 수렁에 빠진 미국의 세계적 위상을 되찾는다.

PicsArt_03-06-07.05.42.jpg
1972년 마오쩌둥과 악수하는 닉슨
이어 1971년 닉슨 행정부는 달러의 금으로의 태환성 정지와 수입상품에 대한 10% 과징금 징수를 골자로 하는 신경제정책을 선포했다. 신경제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창한 국제 경제 질서를 스스로 파괴하는 것으로, 미국은 상대국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는 공격적 태도를 취했다.

그 결과, 미국 내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은 내려갔고 수지는 개선됐다. 이 정책은 철저히 자국 이익을 추구했던 민족주의의 산물이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경제적으론 이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손실도 컸다. 당장 동맹국과 우호국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감이 약화됐다.

한편 닉슨은 권력의지가 남다른 인물이었다.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FBI를 비롯, 미 중앙정보부(CIA) 등 권력기관을 장악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1972년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5명의 남자가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 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절도사건으로 결론내리고 백악관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지는 이 사건에 닉슨 진영이 개입한 정황을 폭로했다. 결국 닉슨은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려 중도 사퇴했다.

오늘날 트럼프는 닉슨과 닮은꼴이다. 닉슨은 1987년 트럼프에게 편지를 보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2016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트럼프는 닉슨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며 편지를 백악관 벽에 걸어놓겠다고 했고 현재 닉슨 일가와 매우 가까운 사이다.

트럼프는 닉슨과 같은 외교정책을 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즉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적도 우방이 될 수 있으며 동맹국도 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불거진 러시아와의 유착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연상시킨다. 

PicsArt_03-06-06.33.25.jpg

트럼프는 닉슨의 '매드맨 이론(madman theory)'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매드맨 이론이란 협상 상대에게 자신을 비이성적이고 예측 불가한 사람으로 인식시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외교 전략이다. 닉슨이 베트남전 당시 핵전쟁 공포를 의도적으로 조성해 구소련을 압박하고 전쟁을 끝내려고 한 데서 유래됐다.

트럼프는 닉슨보다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 유엔 연설에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를 사용해서라도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 백악관을 다시 차지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86467150.1.edit.jpg

비난게임도 쏙 빼닮았다. 비난게임이란 어떤 실패 상황이나 부적절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서로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약해 보이면 북한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북한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너무 적은 것을 약속하는 것처럼 보일 때, 정상회담을 취소하거나 북한을 비난하곤 했다. 

PicsArt_03-06-07.27.10.jpg

베트남에서 패전한 미국은 1971년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1. 미국은 앞으로 아시아 동맹국에 베트남전쟁 같은 군사적 개입을 피한다.
2. 아시아 동맹국은 내란이나 침략에 대하여 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협력하여 그에 대처해야 된다.
3. 미국은 아시아 동맹국을 측면지원 한다.
4.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원조는 안보가 아니라 경제중심으로 바꾸며 미국의 과중한 부담을 피한다.

PicsArt_03-06-07.12.01.jpg

트럼프도 세계질서의 방향전환을 파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1. 소련붕괴 이후 네오콘이 추진한 대 러시아 무력화와 적대정책을 전면 전환한다.
2. 이에 따라 유럽의 반러 대치전선과 정치지형도 전환한다. 나토(NATO)의 기능과 역할도 중립적으로 전환하거나 해체한다.
3. 시리아, 중동문제를 러시아와 협력하여 풀어가며, 중동 도처에서 사실상 미국의 대리전을 치르는 IS를 실질적으로 정리한다.
4. 중국의 급속한 부상을 저지하고 미국의 태평양 지배권을 방어한다. 이에 따라 대만의 가치를 재평가한다.
5. 북핵, 미사일 문제의 시급성과 전략적 의미를 재평가한다. 실패한 오바마의 기다리는 전략을 폐기하며 대북 적대정책의 전환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평화협정을 위한 준비협상을 임기초반에 개시한다.

PicsArt_03-06-06.32.53.jpg

미국의 일부 강경파들은 지금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수준이 아직 낮기 때문에,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더 정교한 무기를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이 낫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북한과의 협상을 원한다. 그는 미국이 1960년대에 중국과의 전쟁을 선택했더라면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을 것이며, 한반도에서의 전쟁도 종말론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도 회피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북한과의 외교적 해결이 중국과 북한의 틈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또한, 자신의 사업을 비롯한 미국 기업이 북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를 갈망한다.

트럼프의 대외정책 경향에 대해 그레그 로슨은 '역(逆)닉슨(Reverse Nixon) 전략'이라고 평한다. 즉, 과거 적대적 중국과 친교를 맺으며 부흥하는 소련을 저지했듯이, 트럼프의 현실주의 외교노선은 다시 러시아와 친교를 맺으며 중국을 저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가 과연 나토의 동진을 자제하고 유라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중동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얻고 중국을 견제하는 다중 포석을 구현해낼 수 있을까? 트럼프가 러시아와 신데탕트를 이뤄 제2의 닉슨이 될 가능성은 당장은 회의적이다. 국내의 강력한 반대와 견고한 중-러 연합 전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의 내통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는 워터게이트와 닮은꼴이다. 러시아 게이트는 과거 적국이었던 러시아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트럼프는 FBI 코미 국장을 해임하는 강수를 두며 파문 차단을 시도했으나 앞날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가 관련 의혹을 모두 인정한다면 신속하게 러시아 게이트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버티기로 일관하면 닉슨의 뒤를 이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백악관을 떠나는 두 번째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PicsArt_03-06-07.02.21.jpg

【북-미 정상회담】김정은! 고르바초프처럼 개혁·개방 추진하여 냉전 종식 선언할 수 있을까?

【통일한국 패러다임】생태적공동체민주주의 "한 생명(인간)이 아프면 전 생명(인류)이 아프다"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연합뉴스·통일부 주최 "비핵화 넘어 공영의 시대로"

【남북교통인프라 연결 긴급간담회】국회 통합과 상생포럼·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공동주최로 국회서 열려

【남북 통일】통일로 가는 길 : 통일 독일에서 배우는 근검절약정

【남북통일】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조성 협조하겠다"

【널뛰기,ノルティギ(板跳び)】Neolttwigi-Model for Peaceful Interdependent 'Copetition' ノルティギ-平和的相好依存の競協モデル 널뛰기-평화적인 경협의 모델

この記事へのコメン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