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는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연구하고 알리는 곳이 있다. 일본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한다. 한국 정부에서도 못하는 일을 일본인들이 앞장서서 하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박물관 내에 조선통신사 판넬(パネル)를 전시하고 있다. 오는 2월 6일부터는 3.1 독립만세운동을 주제로 기획전을 전시한다.
일본 속에 한국역사의 전당으로 알려진 고려박물관(高麗博物館)을 찾아가 무라노 시게루(野村繁) 이사장을 만나 보았다.
고려박물관이란?
고려박물관은 일본 시민이 만들어가는 한국의 역사박물관이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올바로 배우고 알리기 위해 2001년 12월, 도쿄도 신주쿠구 오오쿠보 1-12-1 한국광장빌딩 7층(韓国広場ビル 7階)에 개설했다. 선사시대부터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오랜 역사를 두고 풍부한 교류가 있었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일제 식민지 사건으로 양국관계는 급속하게 악화됐다. 한일간에 우호문화를 회복, 양국과의 상생관계(相生関係)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라다 교꼬(原田京子77) 씨는 "아버지는 일제시대 압록강에서 수풍댐건설(水豊ダム建設) 공사를 지휘하던 간부였다. 수풍댐공사는 수십만의 한국인들이 동원됐고 독일, 스웨덴 등에서 최신형 발전기계를 수입해 설치하는 등 동양최대의 공사였다. 공사의 규모가 컸던 만큼 위험천만한 공사였고 수많은 한국인들이 희생됐다"고 아버지가 들려줬던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부터 나는 한국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왔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는 일제시대에 대한 진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정년퇴직 후에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향했다. 충북의 '꽃동네'와 광명시의 중증장애인 시설소에 들어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만 2년간 한국의 장애인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했다. 2004년 5월 일본에 돌아와 한국을 위해 할 일을 찾다가 이곳 고려박물관에서 지금까지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박물관의 활동은?
한국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여 일본사회에 알리는 일이 주된 일이다. 상설전시, 기획전시, 문화강좌, 한글강좌, 한국요리수업, 한국역사강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를 통해 많은 일본인들이 동참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전국에 700 여명의 회원으로부터 년회비(5000엔)와 기부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전시, 안내, 접수, 해설, 청소 등을 하고 있고 외국인 방문객을 위해 한국어나·영어로도 해설해주고 있다. 또한 학습회, 연구회, 도서정리, 통신, 정보관리, 회보 만들기, 책자 만들기, 발송 작업, 소개, 광고 등을 하고 있고 때로는 한국의 문화유적지나 역사유적지를 찾아가 탐방하고 연구하는 일도 하고 있다.
기획전시(企画展示)는 박물관의 기둥(柱)이다. 관심있는 주제를 정해 팀을 만들고 학습, 연구, 현지조사 등을 1~4 년간 실시하고, 판넬(パネル) 등으로 정리하여 고려박물관의 전시실에서 3 ~ 4 개월간 전시를 한다.
봉사자들은 강연회 이벤트 등 다양한 기획도 팀을 만들어 인선, 전단지만들기 추진계획표 작성, 판넬, 도록(圖錄), 전단지 작성, 홍보 등을 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박물관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려박물관의 전시나 자료에 대해 연구하려면 한국어가 필수이고 때로는 한국어로 설명해야 하기에 봉사자들은 한국의 역사문화 연구와 함께 한글을 배운다.
3.1만세운동 전시회 준비는?
3.1절 100주년을 기념하여 2월 6일부터 6월 23일까지 3.1운동 판넬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회 준비는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한국으로 건너가 유관순기념관,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 등 3.1운동과 관련된 곳과 유적지를 견학하고 각종 자료를 수집, 공부하고 연구하여 토론과 상담을 거쳐 최종적으로 판넬을 만든다. 3.1운동 전시회를 위해 1년 반 동안 준비했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3.1운동이 일어난 배경과 현장화보, 당시의 보도, 일본인의 반응, 그리고 3.1운동으로부터 100년을 소개하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전망한다.
한국문화예술 체험방은?
한국 고유의 예술과 문화를 알리기 위해 박물관 내에는 한국문화예술체험방이 있다. 한복도 여성용 남성용 어린이용까지 준비되어 있어 가족 한복 입기 체험도 가능하다. 또 나전장롱(螺鈿欌籠)과 화장대 선반. 조선 왕조의 관복, 모자, 벨트, 담뱃대도 있고 장구 가야금 등 전통 악기도 있어 한국의 역사와 예술과 문화를 보다 깊이 느껴보고 체험할 수가 있다.
일본에서 한국 역사를 알리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즐겁게 일한다.
종군위안부 문제, 징용 문제, 독도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대립해 있는 상황에서 일본인이 한국 역사의 진실을 밝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어려운 문제는 재일 한국인과 조총련의 충돌에 있다. 창립할 당시 이름을 지을 때부터 조총련 측에서는 조선박물관을 주장했고 민단측에서는 한국박물관을 주장했다. 고려는 세계인의 공통어 '코리아'의 뜻으로 한국과 조선을 포함하는 의미가 있어 고려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정했다. 지금도 강사 선정 등의 문제를 놓고 남측 강사다 북측 강사다 말들이 많다.
오늘도 고려박물관의 하루는 바쁘다. 한·일 간에 이해와 화해, 그리고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의 날이 속히 오길 기원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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