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춘추] 김정은의 처, 여동생, 그리고 한일 관계 열쇠 쥔 북한의 '여성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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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잡지·문예춘추, 2019.1.3)
2018년 상반기 국제뉴스는 북한 일색이었다. 1월 1일 신년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한국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여기까지는 예년과 크게 다를 바 없었으나 연설 끝 부분에서 2월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사태가 급변했다.

4배속에서 불협화음으로

그로부터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남북 정상회담 3회, 북중 정상회담 3회, 북미 정상회담까지 실현된 것은 다 아는 주지의 사실이다. 오랫동안 북한을 주시해온 전문가도 "2배 속도가 아니라 4배 속도로 비디오를 보고 있는 느낌"이라며 놀랬을 정도다.

한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측은 마냥 앉아서 김정은의 신년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을 받아들인다. 미국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등의 메시지를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보낸 결과 그것이 김정은의 신년사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후로 중심축이 되는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연기되어 올해로 미뤄졌다. 비핵화를 둘러싼 수순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협화음은 과거에도 북미 관계에서 계속 반복되었던 일이다.

그 결과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도 "원래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 "핵무기를 보유한 채 남북통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등 잡다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남북 관계를 이해하고 있는 '친동생' 김여정

그런 와중에서 나는 최근 일본을 방문한 한국 정부의 고위 관리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지난 1년간 북한을 자주 방문하여 김정은을 비롯한 수많은 고관들과 회담을 갖고 연회에도 함께 동석한 인물이다. 그는 직접 만나본 김정은에 대해서 "결정이 빠르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의외로 주변에 있는 여성들에게 더 주목하고 기대를 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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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당제1부부장 ©AFLO
먼저 친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은 작년 2월 오빠 대신 한국을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빠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녀는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어 크게 희망을 걸어볼만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위 고위 관계자)고 한다. 외교면에서 어느 정도 발언권을 갖고 있고 한국 측의 생각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한다.

'김여정의 오른팔'이 일본의 창구?

김여정 씨의 오른팔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김성혜 전략실장이다. 엄격해 보이는 직함과는 달리 상류층 사모님 같은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성이다. 그녀는 북한의 최고 학부인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으로 엘리트 관료이기도 하다.

작년 5월 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방미한 김영철 당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과 동행한 그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 만나 일약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도 수행원으로 합류했다.

김성혜 씨는 일본 측과도 베트남 등에서 비밀리에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지난 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 때 어느 한국 측 참석자가 김성혜 씨에게 "대일 관계도 담당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라고 넌지시 물어 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성혜 씨는 "전 잘 모르는데요. 오보 아니예요"라고 가볍게 넘어갔지만, "전면 부정하지 않은 것을 보아 일본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한국 측은 받아들였다. 이렇게 남북 관계 뿐만 아니라 대일 관계에 있어서도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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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혜 당통일전선부 전략실장 ©AFLO
일본을 남북대화의 장에 끌어들이고 싶은 한국의 사정

북한 측의 일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일본에서 방북한 사람들에게 북한의 관계자는 "일본은 말로는 대화한다면서 강력한 경제제재를 계속하고 있어 적대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 측과의 회담석상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 측으로서는 어떻게든 일본을 남북대화의 장에 끌어들이고 싶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에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해제하지 않겠다고 한다. 때로는 유화적인 발언을 했다가 갑자기 강경 발언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다. 지금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몰두하고 있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있는지 확실치 않은 것도 한국으로서는 불안 요소이다.

북한의 후원자인 '중국'은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간섭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중국에 의지하기에는 어려운 사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만일 북한과 일본이 납치 문제를 포함하여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한다면, "한국만 북한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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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과 공식석상에 자주 나오는 리설주 씨 ©AFLO
따라서 한국은 정은 씨와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실현에 힘을 쏟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고위 관계자도 "북한과의 공식회담 중에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하기 어려웠지만, 그 후 연회석상에서 일본과 한번 대화하면 어떨까라며 여러 차례 정은 씨에게 말을 건넸다"고 밝혔다. 그러자 정은 씨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어디까지 진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북한 측도 고립을 피하고 싶은 한국 측의 요구를 감지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런 면에서 올해는 북일 정상회담이 초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정은에게 금연 압박하는 '처'

또 한 명, 한국 측이 기대하는 사람은 정은 씨의 처 리설주 씨다. "여정 씨와 리설주 씨를 연회에서 만나보니 사이가 매우 좋아 보였다. 두 사람이 정은 씨를 받쳐 주고 있는 느낌"(한국 정부 관계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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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당위원장과 리설주 씨 ©AFLO
리설주 씨는 정은 씨를 "제 남편"이라고 불렀다. 전혀 격식 없는 호칭이다. 이 말은 작년 3월 5일 평양에서 한국 특사단과 함께 회식할 때 돌출된 발언이다. 최고지도자 정은 씨는 통상 '원수님'이라고 불리는데, 그의 처는 그런 직함과는 전혀 관계없이 평범하게 가족을 대하듯 행동하고 말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섯 명의 특사단은 그녀의 솔직한 말투에 놀라 정은 씨와 설주 씨의 얼굴 표정을 번갈아 쳐다보았다고 한다.

또 특사단이 놀라는 장면이 있었다. 특사단이 애연가인 김정은에게 금연을 권했을 때의 일이다. 농담섞인 대화였는데 리설주 씨가 느닷없이 끼어들어 "항상 금연해 달라고 그렇게 부탁하는데도 (남편이) 들어주지 않는다"며 고충을 털어놓자 분위기가 금새 화기애애해졌다고 한다.

과격한 행동에 제동 거는 세 여성

가장 중요한 사실은 정은 씨의 생각을 아직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다. 경제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핵 포기를 결심한 것인가? 아니면 미국이 경제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다시 대결 노선으로 회귀할 것인가? 올해 1월 1일 정은 씨가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핵 문제에 대한 진전된 발언은 없었다.

정은 씨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사람은 정은 씨 주변에 있는 여성 두 명, 아니 여정 씨의 오른팔인 김성혜 씨를 포함해 세 명일 것이다. 아버지 김정일 총서기는 사생활이 문란했으나 그것을 보고 자란 정은 씨는 보통 이상으로 가족을 애지중지 여긴다고 한다.

여성의 관점에서는 평온하게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보통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이 있지 않겠는가. 정은 씨의 과격한 행동에 제동을 걸고 상식적인 지도자로 행동하도록 조언해 주고 있다 ···· 그렇게 보면 2017년 11월 이후 북한이 도발 행위를 자제하고 대화 노선을 유지해온 것도 납득이 간다.

올해에도 북한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미국과의 대화에도 응할 것이다. 일본 정부도 김정은 씨와 주변 여성들과의 관계를 신중히 분석하여 금후의 향방을 예측해야 할 것 같다.
고미 요지(五味 洋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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