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일본인회 '라일락' 총회 2018] 김금산 고문 "라일락 향기는 국경 초월하는 인류애"

빈플래토(BEAN PLATEAU), 12월 22일
('거위의 꿈' 합창 후) 방금 부른 노래 제목이 '거위의 꿈'인데 가사의 핵심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헛된 꿈은 독(毒)이라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라는 벽 앞에..."

"뜻모를 비웃음이 내 등뒤에 흘린대도 난 참을 수 있었죠.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가사처럼 이 노래는 부정적인 상황과 어려운 현실을 뚫고 극복하여 기필코 꿈을 성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부른 인순이라는 가수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부대에 파견된 흑인 병사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었습니다. 인순이는 튀기라는 혈통 때문에 어릴 적부터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고 합니다.

실은 이 노래 가사나 인순이의 삶과 라일락 여러분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1, 2년 전만 해도 여러분들은 세상을 두려워하며 벌벌 떨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 노래를 선정하지 않았나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노래를 어떻게 알고 택했을까 하고 놀랬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 노래를 이렇게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랬습니다. 이처럼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외교라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어떻게 이런 노래를 다 알고 있을까 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인순이가 국경을 초월한 사랑 속에서 태어난 것처럼 여러분들도 국경을 초월해서 한국에 오신 분들이 아닙니까? 저는 그 점을 높이 평가했던 것입니다. 개개인의 능력이라든가 그런 것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외교 경력이라든가 언어 실력이라든가 학력이라든가 훌륭한 백(인맥)이 있느냐 없느냐,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을 다 초월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정치만으로는 국경을 초월할 수 없습니다. 현실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정치 세계에는 반드시 국경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초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여러분들은 그것을 갖고 있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높히 평가했기에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러분들이 앞장서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라일락 여러분들에게 강조했다시피 한일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한국 사람이 일본 사람보다 일본을 더 사랑하고, 일본 사람이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면 문제는 다 풀리게 됩니다.

남북 문제를 푸는 논리도 그와 똑같습니다. 남한 사람이 북한 사람보다 북한을 더 사랑하고, 북한 사람이 남한 사람보다 남한을 더 사랑하면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내가 더 애국자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아주 간단한 이치입니다.

이 같은 논리에 따라 라일락에서 맨 처음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평창올림픽에 북한팀(김정은)을 초청하는 일이었습니다. 작년 12월달은 '미국(트럼프)의 북폭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던 아주 급박한 시기였습니다. 그 D-day가 바로 12월 18일이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때였습니다.

그 한 달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올림픽에 참석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올림픽 기간 중에는 전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벌벌벌 떨고 있는 북한을 어떻게 불러오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와도 괜찮다! 힘내라! 자신을 갖어라!" 이렇게 북한팀(김정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일이라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라일락 프로젝트의 목적은 김정은의 마음을 감동시키는데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은 마음 사로잡기'였습니다. '북폭'이라는 것은 현실이 내 맘대로 안 되니 물리적인 힘을 가해 상대를 때리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리더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사로잡는 편지를 쓰자. 무기가 아니라 편지로 김정은을 사로잡자"라고 방향을 정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라일락의 기쿠치 회장은 "지금까지 그런 편지를 한번도 써본 적도 없는데... 왜 하필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엉엉 울면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일주일 후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그토록 감동적인 편지를 썼을까 하고 의심이 들 정도로 굉장한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그 다음은 편지를 어떻게 김정은에게 전달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당시 그 역할을 맡은 사람이 바로 일본의 조총련 의장이었는데, 그때 그 분의 대사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어렵지만 해보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라일락 정신입니다. 그동안 라일락은 어려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어렵지만 해보겠다'는 정신으로 극복해왔던 것입니다.

라일락의 꽃은 작은 꽃송이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인데 그 꽃의 향기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남자라면 '구국' '세계' '우주' 이런 거창한 명칭을 더 좋아하겠지만, 그에 비해 '라일락' 하면 뭔가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무릇 정성이란 아주 작은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너무 큰 것만 바라다 보면 허황되고 욕심만 커지게 마련입니다. 라일락은 일본적인 정서를 담고 있고 여성적이면서 작기에 욕심도 없습니다. 라일락이 오늘날 이렇게 성장한 것은 아주 작은 일 하나 하나에 충실했던 결과이며, 결코 큰 꿈만을 쫓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어떤 꿈을 꾸면 좋을까요? 이번에는 '트럼프를 사로잡는 꿈'을 꾸고 싶습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위비가 부담스럽다. 한국이 좀 더 부담해라. 전액을 부담해라"라고 요구할지도 모릅니다. 실은 그것도 일리 있는 말입니다. 우리가 신세를 진 것은 사실입니다.

만일 트럼프의 마음을 바꾸고자 한다면 한국 사람이 미국 사람보다 미국을 더 사랑해야 합니다. 미국을 사랑하는데 있어서 트럼프에게 지지 말아야 합니다. 주체적인 입장에서 오히려 미국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자세를 갖어야 합니다. 김정은도 돈만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도 일본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일본은 북한이 돈을 요구할까봐 경계하고, '강제징용' '위안부' 등을 구실삼아 돈을 받아내려는 속셈이 아닌지 한국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양심적으로 일본 사람보다 일본을 더 사랑하고 미국 사람보다 미국을 더 사랑해야 합니다. "트럼프 당신보다 내가 더 미국을 사랑하니, 내 말 들어!"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트럼프를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라일락 향기에 취한 트럼프를 사로잡는 거위의 꿈을 꾸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옥수(玉水)라는 지역은 매우 귀한 장소입니다. 옥수는 신령님께 바치는 물을 뜻하므로 이곳은 제사를 드리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총회를 열게 된 것을 감사 드리며, 성별된 마음과 은혜로운 마음, 감사하는 마음,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같이 이 자리를 바치고자 합니다.

환영사 / 김금산 고문
활동보고
활동총괄 / 야마시타 미찌요
합창 및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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