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로봇 시대의 강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저자는 "젊은이들이 지닌 잠재력을 높이 사고 이들에게 투자해야 하며, 세계무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하고,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며 경제활동을 펼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를 문화와 직장에서 줄여야 한다"며 한국이 미래산업에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20대에 비영리기업을 창업해 성공적으로 운영한 바 있는 알렉 로스는 실리콘밸리의 청년 창업가들의 성공은 나이가 아닌 아이디어에 투자를 받고, 경영권을 보장받는 사회적 시스템과 문화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나아가 디지털 시대, 디지털산업에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을 익숙하게 다뤄왔던 젊은 세대가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에 청년들을 더욱 중용하고 그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세계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활동하는 습관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릴 때부터 세계 전체를 무대로 삼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사고해야 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조언은 우리에게 한국이라는 지리적 공간에 치우쳐 있다고 해서 사고까지 지역적으로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사회의 개방과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을 독려한다. 그는 '개방성'이야말로 21세기 정치·경제 모델을 결정짓는 핵심 키워드라고 말한다. 좌파와 우파라는 정치적 지향성이 20세기 지정학의 핵심 요소였다면 21세기에는 개방성을 확대하는 국가와 기업, 개인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한때 미국을 능가할 것 같던 일본의 경제력이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밀려난 건 여성 인력 활용의 차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이사회의 1/3, 부사장 이상의 고위직의 1/4을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마윈회장은 알리바바의 성공에서 여성이 필수적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에 비해 일본은 첫 출산 후 10년 내에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70% 이상이다. 잦은 야근과 회식 문화, 자녀 양육 등 여성의 사회 진출을 막는 걸림돌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지원과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미래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미국·일본·한국·독일·중국 5개국을 꼽았다.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1990년대 인터넷을 산업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다시 휘어잡았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가 이끌고 구글·페이스북·아마존은 모바일 시대의 첨병이 됐다.
이 과정에서 지구촌에는 승자와 패자가 엇갈렸다. 승자는 새로운 산업환경에 적응한 투자자와 기업인, 숙련직 근로자였다. 중국에선 5억 명이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반면 미국·영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고비용 노동시장에 몸담고 있으면서 기술 변화와 시장의 세계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 낙오자들이 속출했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경쟁력을 잃은 노동자의 분노와 반발을 반영하고 있다.
아찔한 것은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로봇공학이 미래를 주도하는 고성장 산업으로 실용화되기 때문이다. 로봇의 실용화는 턱밑까지 와 있다. 언제 상용화될까 싶지만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은 실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재료공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외피까지 철판 대신 부드러운 소재로 된 로봇을 만난 날이 멀지 않았다.
저자는 한국을 세계 5대 로봇 강국으로 평가하고 그 잠재력에 주목한다. 중남미, 아프리카, 인도의 합보다 많은 산업용 로봇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로봇의 노동 대체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스위스 은행 UBS가 작년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국가순위에서 25위에 그쳤다. 한국은 2017년 인공지능·로봇 관련 예산을 4707억으로 전년에 비해 49.6% 늘리는 등 이제야 본격적으로 미래 산업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봇 상용화에 돌입한 일본을 비롯해, 2011년에 '국가로봇계획'을 수립한 미국과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정책, 로봇산업 육성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프랑스 등 세계 주요 선진국은 미래를 향해 한참 먼저 출발한 상태이다.
이런 빅뱅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교육이라고 단언한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치지 않고, 수학 공부를 충분히 시키지 않는다면 대안을 찾으라고 권장한다. 이미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모든 기계 문명이 코드화하므로 프로그램 코딩이 지식 세계에서 대화의 기본수단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결론에서 "사람들이 기회를 얻지 못해 자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며 살아가야 한다면 그 사회와 지도자들은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권력과 특권을 누리는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미래 산업에 따라올 기회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승자를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패자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며, 생존을 넘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책은 21세기 한국의 미래 전략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지도자와 기업, 그리고 평범한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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