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건 칼럼】대륙 고려는 한반도와 대륙에 걸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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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삼십여년간 한국상고사를 연구 집필하면서 고려의 역사가 일본 사학자들의 지시에 따라 친일 사학자들에 의해 왜곡, 변조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한국상고사를 여러 권 펴낸바 있는 재야 사학자의 저서들 중에도 고려사 관련 부분이 놀라울 정도로 왜곡되어 있다. 환국과 배달국을 아예 무시하고 고조선의 역사마저 신화로 만들었던 일제 조선사편수회 집단이 고려 역사를 그대로 놔뒀을리 만무하다.

오래 전부터 극소수의 재야 학자들만이 고려는 한반도가 아닌 요동, 발해만, 중국 본토에서 광활한 영역을 소유했던 초강대국이었음을 주장해왔다. 그런데 그들은 광복 이후 지금까지 고조선, 삼한, 삼국의 역사에 집중한 반면 고려사에 대한 연구는 대단히 미흡했다.

2013년 말 필자는 더 늦기 전에 고려사에 대한 왜곡을 검증해야한다는 다급한 심정으로 인근 시립도서관에서 광복 후 발간된 '고려사'(국한문혼용)를 빌려 검토한 결과, 첫 장부터 태조왕건에 대한 기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역주가가 원문 한자 지명 뒤에 모두 괄호를 치고 일제 치하에 사용됐던 한반도 지명을 그대로 삽입 표기한 것이다. 왕건 편의 95%는 처음부터 한반도에 없었던 지명이었고, 나머지 5%만이 한반도 지명과 비슷한 지명이었다.

일제 치하에서 십여년에 걸쳐 고려사 원본의 모든 대륙 지명을 귀신도 모르게 한반도내 지명으로 바꿔치기한 사기다. 지금까지 발간된 다른 고려사들도 대부분 원본 지명의 위치를 반도내 지명으로 주석을 달아 놓았다. 이 같은 고려사가 아직도 서점과 도서관에 버젓이 비치되어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석과 해설은 고려사 편집인의 견해이지 확실한 결론이 아니다. 필자가 왕건 편에 나오는 한문 지명 60여개를 검토해본 결과, 모두 어감부터 한반도내 지명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웅주(雄州)를 공주(公州)라 했는데, 웅주라는 지명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공주로 변할리 없다. 서경(西京)을 평양(북한 평양?)이라고 했는데, 그게 맞다면 조선시대에도 평양을 서경이라고 불렀어야 한다.

그 외에도 잘 알려진 강화(중국 지명 유력), 구주(강감찬 장군의 전승지, 사천성 성도 유력), 그밖에 해주(요동반도 유력), 강동(만주 지명), 통주(만주 지명), 탐라(제주도?), 철원(철주), 송악(개성?), 흥화진(한반도 지명 아님), 통주(만주 지명 유력), 개경(사천성 성도 유력), 윤관 9성(만주 지명), 평양(북한 평양 아님), 고려 3경(서경, 남경은 중국 동부지역, 동경은 요동 유력)등 지면 관계상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이 많다.

일부 지명들만 한반도내 지명들과 같으나 그와 똑같은 지명들은 중국내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고려사의 축소판이라는 고려사절요의 수 천 페이지를 전반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곳곳에 서술된 사건, 전쟁 기록과 등장인물들의 이동 행적, 방향, 활동, 사건, 전투와 전쟁, 지역, 지명 등은 아무래도 비좁은 한반도내에서 벌어진 사건들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고려사절요에도 거의 전 지명이 한반도내 지명이라는 주석이 달려 있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광복 후 발행된 상고사나 고려사 등의 주석에 기입된 지명들도 99% 신빙성이 없다. 원문 지명을 역주가가 맘대로 다른 지명으로 표기하는 것은 절대 학자다운 자세가 아니다. 행정조치(토속어 지명 폐지, 한문 지명 변경)에 따라 지명이 바뀐다손 치더라도 한꺼번에 전부 바뀔 수 있을까?

과연 북한에 몽골(원나라)의 쌍성총관부(남만주 유력)가 있었을까? 고려사 등에 수없이 등장하는 주(州)와 현(縣)이 한반도내에 있었을까? 한반도에서는 주나 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고려 초기만 해도 한반도에는 적은 인구가 살고 있어 관할 관청만 여러 개 있었을뿐 비인기 지역이었다.

고려사에 황충떼(메뚜기떼) 피해 기록이 있는데 한반도에서는 황충으로 인한 피해가 전무했다. 너무 잦은 지진 발생 기록도 고려의 중심 지역이 한반도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다. 고려사절요에 자주 등장하는 압록수에 거란이 병선을 이끌고 진입했는데 수십 수백 척의 병선이 지금의 압록강에서 운행이 가능할까? 북한의 압록강이 아니라 요동반도 서쪽과 북쪽을 흐르는 강이 유력하다. 

고려는 통일신라의 영역을 그대로 계승한 나라였다. 중국 동부 지역과 발해만 요동반도, 길림성 등 중부 만주를 확보했던 통일신라가 발해의 발흥으로 영역이 축소되어 남만주, 압록강, 두만강으로 후퇴한 것은 사실이나, 통일신라 중엽부터 한반도를 포함한 요동, 남만주 등 최소한의 영역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던 사실이 중국의 문헌 기록(만주원류고 등)에서 밝혀졌다.

발해가 거란족에 의해 멸망되고 거란족(요遼)이 여진족(金국)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퇴출되는 와중에서도 고려는 요동반도와 발해만과 남만주 일대를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개성시에서 고려성터가 발견되지 않았다. 최영 장군이 타살된 선죽교가 과연 북한에 있었을까? 송나라 사신이 기록한 기행문(고려도경)에 의하면 그가 고려의 수도에 입성할 때 웅장하고 화려한 궁성들(성 명칭 기록)이 10여개가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성에서 성터는 물론 제대로 된 유물 한 점 발견된 적이 없다. 경주시를 어떻게 1천년 신라의 수도라고 할 수 있을까?

일제하 조선사편수회는 고려 관련 사서와 기록들을 샅샅히 압수 폐기하고 고려의 대륙 지명들을 교묘히 한반도로 둔갑시키는 작업을 비밀리에 수행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조작된 가짜 역사를 진짜로 알고 세뇌교육을 받은 기억상실 환자임을 깨닫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웃나라들은 식민반도사학을 홍보하며 변명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은 그 같은 감쪽 같은 속임수에도 불구하고 때가 되면 동토의 두터운 흙을 뚫고 나와 정의의 횃불을 밝히리라. 배달겨레여, 깨어나라! 일어나라!
환단역사연구소 대표 한창건
※한창건 저서 : 환국배달 조선사신론, 한국고대사발굴(대륙삼한열국사), 신라고려 북방영토연구, 단군조선과 신선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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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중국 사천성에서 발굴된 왕건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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