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7일 재한일본인회 '라일락' 회원 여섯 명이 대구에 있는 위안부역사관 '희움'을 찾았다. 꽤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회원들은 잠시 길을 헤매다가 빙 돌아 겨우 박물관에 도착한 다음, 한 시간 가량 관내를 견학한 뒤 마침내 이인순 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에미 : 수고하십니다. 박물관 운영이 그리 쉽지는 않을텐데 어떤가요?
관장 : 대구는 매우 보수적인 지역입니다. 이런 곳에서 위안부역사관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해왔다는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입니다. 공사 자금을 만들기 위해 1년 이상 거리에서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에미 : 지금까지 일본의 역대 총리들이 공식적으로 몇 번이나 사과를 표명한 적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관장 : 확실히 말해 일본 총리들의 사과는 한국의 입을 막기 위한 형식적인 사과에 불과했지 내용은 없었다고 봅니다. 독일에서는 나치나 히틀러를 찬양하는 사람을 공적인 위치에 세우지도 않을 뿐더러, 만일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면 처벌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총리는 사과하는데 다른 정치인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태연히 그에 반하는 말들을 서슴없이 하기 때문에 국가가 진정으로 사과한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에미 :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관장 : 먼저 범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소를 만들고 운영했다는 사실과 위안부 피해자들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 피해자의 숫자 등 아시아 각국의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발표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역사 교과서에 기술하고 국민 교육을 실시하고 위령비와 기념관 등을 세워 추모제도 지내야 합니다.
에미 : 그렇게 벽이 높으면 일본 정부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고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해결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관장 : 일본인이나 한국인들으로부터 "왜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무수히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것이 바로 할머니들이 바라는 '사과'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에미 : 피해자들과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까?
관장 : 경북 지역 피해자들은 공공시설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살고 있고,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개인 면회는 어렵다고 봅니다. 또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도 별로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연화보살 :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할머니들과 만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관장 : 지금은 저희들이 도와드릴 수 없지만 개인 면회라면 '나눔의 집'에 가셔서 알아보시는 게 좋을듯 합니다.
연화보살 : 오늘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관장님은 심기가 강한 분이고 가슴 속에 쌓여 있던 것들을 확실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서로 기탄없이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했으니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네요.

〜방문을 마치고〜
에미 : 이 분들이 일본에 요구하는 내용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들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정말 할머니들을 대변하고 있는지, 아니면 할머니들이 그 분들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연화보살 : 할머니들은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았다고 그렇게 느끼고 싶을 것입니다. 이 동네는 온통 한으로 맺혀 있는 동네입니다. 할머니들도 마치 공산주의자처럼 분노를 에너지로 삼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김금산 : 예전에 대구가 독립운동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뼛속 깊이 반일감정을 품고 있는 후손들이 아직도 영적인 독립운동에 정열을 불 태우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정신이 남북통일이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한에 사로잡혀 멈춰 있으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맙니다. 반일감정만으로는 한이 쌓일 뿐 결코 해방되지 못 합니다.
일본은 과거지향적인 사과에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남북통일을 위해 거국적으로 협조해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과거의 실패를 만회해야 합니다. 그러면 독립운동가들의 소원도 이뤄지고 그들도 해방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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