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8일부터 9일까지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 '위안부 문제를 생각하는 아시아연대회의'가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특히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촉발된 직후에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달리 전환적 성격을 띤 이벤트였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쪽에서 일본 정부에게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면, 일본의 우익 단체들이 조선시대의 여성차별이나 미군 기지촌 위안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성폭력 등 한국내 여성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역공을 퍼붓는 소모전이 반복되는 양상이었다. 사실 한국의 여성인권 문제는 '상대방은 내 거울'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 위안부 이슈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어느쪽 음란죄가 더 무거운가를 따지며 심판하는 폭로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돌연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그간 외부로만 향하던 손가락이 내부로 향하게 되었다는 것은 금후 위안부 이슈가 '일방주의'에서 '상호주의'로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이 같은 '상호주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먼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호칭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즉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바라기 전에 한국에서 먼저 그 본을 보여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성노예'라는 호칭은 일본의 위신 뿐만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마저도 추락시키는 자충수가 아니겠는가?
지난 1992년부터 정대협을 비롯한 여성단체들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매주 수요일 길거리에 나와 마치 유관순 열사처럼 여성인권을 부르짖었다. 그 몸부림의 결과 오늘날 '미투 운동'이 전국을 휩쓸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야말로 진정한 여성해방(독립)운동 즉 '미투 운동'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선구자'가 훨씬 더 명예로운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ㅇ
금후 위안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사회의 낮은 여성인권 의식을 개선하는데 한국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일본은 경제대국이라고 하나 여성인권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세계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후진국이다. 심지어 일본에서 '미투'를 말하면 위험하다고까지 한다.
사실 일본의 가부장적 문화는 한국보다 훨씬 더 강한 편이다. 고발당한 남성이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고발한 여성들이 직장에서 따돌림당하고 악성 댓글로 시달리기 십상이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은 '미투 운동'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 하고 침묵하고 마는 실정이다.
이런 일본의 낮은 여성인권 의식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위안부 피해 사례를 국제적으로 어필하는 것만으로 일본 여론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위안부 이슈가 일본의 여론을 환기시켜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여권신장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위안부 이슈가 주로 사죄와 피해배상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Win-Lose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일본이 여성인권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Win-Win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일본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여권대국'으로 거듭나게 될 때 비로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의 영원한 은인으로서 그 명예가 부활될 것이다.
■참가자의 목소리\야마시타
〜아베 총리에게 드리는 글〜
일본은 용기를 내어 바른 것을 바르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베 총리께서는 "지난날 우리가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으나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그러면 한국도 용서할 것입니다. 일본은 용기 있게 잘못을 인정하고 세계인 앞에서 당당하게 여성의 인권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로부터 인정받지 못 할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여성들의 해방을 위해서입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세계인들 앞에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일본에게 그런 용기가 없습니다. 진실로 지난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로 일관한다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 용기를 내야 합니다.
아베 총리께서는 "제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겠습니다" 하고 용서를 구하고 과오를 인정하십시오. 재임 중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러면 길이길이 영웅으로 남을 것입니다. 사실 죄를 인정하는 것처럼 용기가 필요한 일도 없습니다. 예전에 제게 위안부 영이 들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 몸에 손대지 마' 하고 남편한테 외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 경험 때문에 저는 할머니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그 심정을 잘 압니다. 그 분들은 저보다 훨씬 더 괴롭지 않겠습니까.
〜천황에게 드리는 글〜
하루속히 한국을 방문하셔서 할머니들과 만나 주십시오. 그것만으로도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아무도 책임추궁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황의 말 한마디에 할머니들이 얼마나 위로받으실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할머니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치료해 드릴 분은 오직 천황뿐입니다.
천황은 하나님의 혈통으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귀한 핏줄을 타고나셨기에 천황이 움직이면 세상도 따라 움직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할머니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한마디 위로의 말을 건네십시오. 진정 천황이시라면 이 정도는 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금년에 꼭 한국에 오시기 바랍니다.
【위안부 사죄 담화】'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 보기드문 일본 정치인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재한일본인회】'나눔의 집' 방문, 봉사활동
【재한일본인회】위안부 문제를 발본색원할 궁극적 해결책은 무엇인가?
【서울숲 프랜드마켓】라일락 향기 가득한 5월, 다시 피우는 한일 우정의 꽃
【참 평화의 길 Ⅲ】역지사지(易地思之)
【남북분단과 통일】70년 포로 및 귀환시대
この記事へのコメン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