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호 칼럼】추석, 박혁거세의 생모 파소성모(婆蘇聖母)가 계승한 고열가(古列加) 단군 즉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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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96년 8월 15일 (고)조선 제 47대 단제로 즉위한 고열가(古列加)
설과 단오와 함께 추석은 우리 민족의 3대 명절로 꼽힌다. 추석은 신라 개국 초부터 궁중의 왕족들과 백성들이 함께 어울려 펼친 축제일이었다.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하늘과 조상님께 감사드리는 제사를 지냈다.

축제 놀이의 하나로서, 7월16일부터 여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길쌈 경쟁을 시작해 8월15일 보름에 우열을 가린 후, 진 편에서 술과 음식을 장만해 춤과 노래로 함께 어우러지며 여러가지 유희를 즐겼다. 신라에선 이런 기회를 이용해 남자들에게는 무예 훈련, 여자들에게는 길쌈 기능 장려, 전승(戰勝) 기념 등으로 국민 축제 분위기를 고양했던 것이다.

단군조선 마지막 고열가 단군 즉위 기념일

추석은 농업 본위 시대의 명절 문화였다. 하지만 마한, 진한 등 남쪽 지역의 기후와 흑룡강성을 포함한 동북 3성 등 북쪽의 부여 지역은 기후가 서로 달라 곡식의 추수기 역시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민족 명절로 자리잡았을까? 최남선은 일찍이 '조선상식<풍속 편>'에서 "신라의 추석명절은 이러한 계절과 기후 이외의 특수한 유래를 지니고 있다"고 통찰한 바 있다.

또 왜 하필이면 8월15일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한단고기(桓檀古記), 동국역대(東國歷代), 단기고사(檀奇古史), 단서대강(檀書大綱) 등에 "이날은 단군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제47세 고열가(古列加)단군이 왕위에 등극한 날로서 원래 이를 기리는 축제일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삼국사기(신라본기)에 신라시조 박혁거세와 6부 촌장들은 '조선 유민(先始於 朝鮮遺民)'이라고 기록돼 있다. 여기서 '조선'은 '단군조선'을 말한다. 이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개국한지 1908년 째 되는 BC 425년 제44세 구물(丘勿)단군 때 대부여(大扶餘)로 국호가 바뀌어 부여조선이라고도 불렸다.

여기서 '조선 유민'이란 단순히 조선의 백성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고조선' 부흥의 신념을 품은 중신, 귀족, 왕족들을 포괄하는 뜻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한(辰韓) 땅에 내려와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나라 이름이 없었다. 임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혈통이 없는 임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왕후장상유종(王侯將相有種)이란 풍토가 지배하던 시대였다.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설화가 있다. 나정 우물에 표주박 모양의 알이 있었고, 왕만이 탈 수 있는 용마가 무릎을 꿇고 지켰다는 것은 박혁거세가 왕의 혈통임을 증명해 준다. 그러면 박혁거세는 고조선 왕실과 어떤 혈연관계였을까?

『삼한비기(三韓秘記)』'구지(舊誌)'는 "박혁거세의 생모는 본래 부여 제실(扶餘 帝室)의 여자(공주)다"고 했다. 즉 "사로(斯盧: 신라)의 시왕(始王)은 선도산(仙挑山: 경주) 성모(聖母)의 아들인데, 옛 부여 제실(왕궁)의 여자 파소(婆蘇)가 남편 없이 처녀 잉태하여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게 되자 눈수(嫩水: 흑룡강성에 인접한 강, 송하강의 지류)로부터 동옥저에 이르러 또 다시 배를 타고 남하하여 진한의 내을촌(柰乙村)에 이르러…거서간(임금)이 되고, 서라벌에 도읍을 정하고 국호를 진한 또는 사라(斯羅: 신라)라 칭하였다."

또 김교헌(金敎獻)의 '신단실기(神檀實記)'에는 "부여 제실의 여자 동신성모(東神聖母)인 파소(婆蘇)가 남자와 혼인하지 않은 채 잉태하여…진한 땅에 와서 혁거세를 낳았다…계림서악(鷄林西岳)에 성모사(聖母祠)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성모는 지선(地仙) 되고 혁거세는 천선(天仙)이 되었다고 한다. 예수를 낳은 성모 마리아의 처녀잉태설을 연상케한다.

동국여지승람, 삼국사기, 삼국유사, 해동이적에도 같은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경우 파소성모의 잉태 지역을 부여가 아닌 중화(中華) 또는 한실(漢室)로 적어 놓은 것이다. 이것은 오기(誤記) 아니면 왜곡이다. 즉 당시 우신관(佑神館)에서 관반학사(館伴學士)로 위장한 북송(北宋) 제6대 황제 신종(神宗)의 대신 왕보(王輔)의 흉계에 의한 왜곡•날조일 수 있다는 말이다. 왕보는 김부식이 접한 인물이다. 이 부분은 사학계의 연구과제로 남겨두자.

혁거세의 생모가 축제로 계승     

아무튼 경천홍익을 이념으로 삼은 고조선을 계승한 부여 역시 천제의식을 그대로 계승했으리라 여겨지며, 부여 왕실에서 제천 국중대회를 익히며 자란 파소성모가 아니었겠는가. 시조 혁거세의 어머니로서 이 같은 전통을 계승하지 않았을 리 없다.

따라서 고조선의 유민 6부촌장과 파소성모의 절대적 영향 아래 계승된 고열가단군의 8‧15 등극 기념 축제가 신라인의 추석 축제로 재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라에서 추석놀이 때 삼 삼기에 진 편의 여자가 일어나 춤추며 '회소 회소…'라 부르는 '회소곡(會蘇曲)'은 탄식조의 노래이다. 즐겁고 화려한 축제마당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조의 노래 소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북부여를 일으킨 해모수에 의해 고조선의 막을 내린 고열가단군은 비극의 임금이었다. 이미 패망한 나라를 탈출하여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천신만고 끝에 진한에 와서 왕족의 혈통을 낳아 파소성모 즉, 신라 시조의 왕모(王母)가 된 그녀가 어찌 통한의 마지막 임금 고열가단군의 등극일인 8월15일을 잊을 수 있겠는가.

그 등극일에 행해졌던 기념축제가 '조선유민'이던 신라인들에게 향수 어린 추석 축제로 자리잡아 전승된 연유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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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부인(娑蘇夫人) 또는 서술산성모(西述山聖母), 박혁거세의 생모, 경주시 선도산의 산신. 선도산성모(仙桃山聖母), 선도성모(仙桃聖母) 또는 파소부인(婆蘇夫人) 등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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