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도를 보면, 육지가 바다 쪽으로 크게 돌출해 있는 곳이 있는데 황해도 서쪽 끝 장산곶 일대와 또 하나는 전라남도 남서쪽 진도 부근이다.
인근 바다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물살이 빠르고 험한 곳이 있다고 한다. 장산곶과 백령도 사이에는 심청전의 배경이라 하는 '인당수'가 있고, 진도 앞바다에는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맹골수도'가 있다.
심청전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효녀 심청'이다. 그 다음으로 '공양미 300석'이다. 몰락 양반신세에 몸이 불편하여 경제력이 없던 심봉사에게는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숫자다. 세월호 하면 먼저 '단원고 학생들'이 떠오른다. 심청과 비슷한 나이의 '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고는 감당할 수 없는 큰 충격이었다.
심청전에서는 심봉사를 배반하고 도망친 '뺑덕어멈'이 등장하고, 세월호에서는 '유병언과 측근들'이 도망자로 등장한다. 몽운사, 화주승, 공양미, 연꽃 등 심청전은 '불교 색채'가 농후하고, 세월호는 구원파 등 '기독교 배경'이 엿보인다.
심청을 인당수에 뛰어들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시냇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심봉사'였고, 단원고 학생들이 맹골수도에 빠지게 된 원인 제공자는 물욕에 눈이 먼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세력'이었다.
한국의 국가부패지수는 세계46위(55점)로 낙제점이다. 정권마다 부패척결을 약속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10명중 7명이 건강한 시력을 잃어가는 한국 사회가 세월호 사건의 심봉사가 아닌가.
심청이 자기를 희생하고 바란 대가는 '아버지 심봉사가 눈을 뜨는 것'이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마지막 바람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구조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어른들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해줄 것'을 간절히 원했을 것이다.
심봉사가 눈을 뜨자, 그때 울린 굉음에 놀라 잔치 현장의 맹인 전체가 동시에 눈을 떴다. 황궁 밖에 있는 전국의 모든 맹인들도 동시에 눈을 떴다. "맹인에게는 천지개벽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기적 같은 대반전이 후반에 이루어진 것처럼,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개과천선하여 투명하고도 공정한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심청이 연꽃을 타고 환생한 것처럼 희생자들의 못 다한 꿈과 염원이 연꽃을 타고 환생할 수 있을 것이다.
심청전 등장인물들은 옥황상제가 돕고 용왕님이 돕는 등, 체제외적(外的)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신분 이동'이 발생했다. 오늘날 급격하고도 대대적인 신분 이동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의 트렌드'이다.
심청전의 마지막 대목이다. "어화, 세상 사람들아, 예와 지금이 다를 소냐. 부귀영화 한다 하고 부디 사람 가볍게 보지 마소. '흥진비래 고진감래(興盡悲來 苦盡甘來)'는 사람마다 겪는 일이라. 심 황후의 어진 이름 길이길이 남아 전한다."
지금 당장의 모습만 보고 사람을 우습게보지 말라! '흥진비래 고진감래'라 했다. 즐거운 일이 다하면 슬픈 일이 오고, 괴로움이 다하면 즐거움이 오는 법이니, '기죽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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