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총리 특사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방한 중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자민당 간사장 일행이 11일 목포 공생원을 방문해 기념식수를 했다.
그림 같이 아름다운 서해 바다의 작은 섬들을 바라다보는 유달산 중턱에 자리잡은 공생원은 1928년 '거지대장'으로 불렸던 기독교 전도사 윤치호가 부모 잃은 7명의 아이들과 같이 생활을 한 것이 그 계기였다. 조선총독부 관리의 외동딸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목포로 온 일본 고치(高知)현 출신의 다우치 치즈코(田内千鶴子, 한국명 윤학자)는 윤치호의 열정에 반해 1938년 결혼하게 된다.
그후 윤 여사는 일본의 패전으로 일본인 모두가 서둘러 떠나가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목포를 지키며, 한국전쟁 중 남편이 행방불명된 후에도 열과 성을 다해 3000여 명의 고아들을 보살펴 한국과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다.
1968년 10월 31일 생일날 윤 여사가 조용히 숨을 거두자 목포시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무려 3만 여명의 조문객이 찾아와 애도했다. '한국 고아의 어머니'라 불리며 민족을 뛰어넘어 인류애를 실천한 윤 여사의 스토리는 한일 합작 다큐멘터리영화 '사랑의 묵시록'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1999년 일본문화해제금지 허가 제1호로 전국 상영되어 한류붐의 원조가 되었다.
이와 같은 윤 여사의 선행이 일본 방송에서 소개되자 당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는 "이제부터 한일 문화교류의 출발점이 됐다"며 매화의 명소로 알려진 자신의 고향 군마현(群馬縣)의 매화나무 20여 그루를 공생원에 보내기로 했다.
오부치 총리라 하면 한국에선 '주변국을 잘 배려했던 총리'란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공동선언에서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민에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늘날 공생원은 한국 사회복지 역사의 뿌리가 되었으며, 지금까지 4천 여명의 아이들을 돌봐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길러냈다. 11일 신안비치호텔에서 열린 환영회에서는 공생재활원과 공생원 아이들이 '고향의 봄' 등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합창하며 360여 명의 특사단 일행을 국경 없는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이어 현재 민간 차원에서 주친되고 있는 '세계고아의날' 제정을 위한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공생복지재단 윤기 회장, 박지원 의원, 니카이 간사장,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 우기종 정무부지사, 박홍률 목포시장, 오자키 마사나오 고치현 지사, 니시모리 시오조 전남명예도민 등이 한일 우호를 새롭게 다짐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화답했다.
환영회장
윤기 회장은 故가나야마 마사히데(金山政英) 주한일본대사는 “죽어서도 한일관계 발전을 지켜보고 싶다”는 유언을 남기고 그 뜻대로 한국 땅에 묻혔다며, 살아 생전 한일 우호의 상징인 이곳 목포로 일본대사관을 옮겨야 한다고까지 말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오늘의 영광은 지금까지 목포 시민들이 지켜준 덕분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한일 우호증진를 위해 앞장선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윤 여사의 고향인 고치현을 방문해 "전남과 고치는 한 가족이다"며 뜨거운 인간애를 어필한 것처럼, "가족끼리 힘을 합친다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어머니 윤 여사의 평생 소원은 청소년들에게 직업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며, 유능한 젊은이들을 발굴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문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고향 진도 왜덕산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왜덕산(倭德山)은 정유재란 때 명량해전에서 조선 수군에 몰살당한 일본군들의 시신이 묻혀 있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이 일본군의 주검을 수습해 묻어줌으로써 왜군에게 덕을 쌓았다는 뜻에서 왜덕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4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일본군의 후손들이 조상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왜덕산을 찾아 참배하는 발길이 몇 해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본인 모두가 한일 평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진도와 목포 공생원을 꼭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지난 2015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해 양국 간 민간 교류의 에피소드를 모은 소책자 발간을 외무성에 건의하여, 일본 전국 47개 지역과 20개 정령지정도시에서 모집된 수많은 에피소드 중 10개가 선정됐다면서, 윤학자 여사 스토리도 그 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그와 같은 민간 차원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특사단 일행은 공생원에 들러 견학 후 기념식수를 마치고 평화의 상징인 300여개의 풍선을 날리며 한일 우호를 하늘 앞에 다짐했다.
한일 우호를 다짐하는 풍선날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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