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형태라 할 수 있고 역사는 혼(魂)이라 할진데 어찌 형태를 잃고도 혼이 보전될수 있겠는가 ? " <행촌 이암선생>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혼란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역사교과서 하나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진보, 보수라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에 갇혀서 서로간에 증오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고, 주변국으로 부터는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침탈에 직면하고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고구려가 자기 나라 역사라고 주장하는 단계를 넘어서 고구려 시대표기를 고구려왕 연호를 사용하지 않고 중국왕의 연호를 사용하고 만주에서 우리 역사를 지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북한 평양에는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만리장성을 압록강을 넘고 들어와 평양까지 쌓은 것으로 지도를 제작하여 세계에 홍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모든 원인은 바로 우리 사회가 공통된 역사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국론을 하나로 결집하지 못하고 각자 편리한대로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분란 대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국난을 당할 때면 범국가적인 행사를 통하여 국론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몽골군이 침범할 때는 팔만대장경 제작이라는 큰 불사를 일으켜 국민들의 정신력을 가다듬었고 고려가 부마국으로 전락하고 홍건적이 침입하자 역사책을 저술하고 국혼을 다시 찾고자 하는 노력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려말 공민왕 때 수문하시중을 역임한 행촌 이암(1297-1364)선생은 63세에 서북면 병마도원수를 맡아서 홍건적의 침입을 저지하기도 한 문신이자 뛰어난 서예가이셨는데 말년에 강화도에 은거하면서 저술한 <단군세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爲國之道)에 선비의 기세보다 먼저 세우는 것은 없고 역사(史學)를 정확히 아는 것보다 급한 것이 없으니 이것이 무슨 까닭일까? 역사가 밝혀지지 않으면 선비의 기세가 펼쳐질 수 없고 선비의 기세가 펼쳐지지 못하면 나라의 뿌리가 흔들리고 다스림이 법도에 맞지 않는다. 나라와 역사는 함께 이어지며 사람과 다스림도 따로 나누어 말할 수 없는 것이니 모두가 한 개인보다 먼저 생각해야 되고 또 소중하게 생각해야 되는 바이다. 아아! 다스린다는 것은 그릇(器)과 같고 사람은 오로지 도道에 따르는 것이니 그릇(器, 나라)이 어지러워 지는데 도(道)가 보존될 수 있겠는가? 나라는 형태라 할 수 있고 역사는 혼(魂)이라 할진데 어찌 형태를 잃고도 혼이 보전될수 있겠는가?"(국유형國猶形 사유혼史猶魂하니 형가실形可失하면 혼이보호魂而保乎하랴?)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정신을 하나로 결집하는 첫 작업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그러한 역사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공통된 가치관이 바로설 때 비로소 나라는 부강하여지고 주변국에 대응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는 머릿부분은 날아가고 팔다리가 다 짤린 채로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 고려, 조선만 한국사로 보는 좁은 반도 식민사관에 갇혀 있습니다.
만주대륙은 우리 역사의 발상지이고 보금자리입니다. 동양 역사를 살펴보아도 만주를 차지하는 자가 항상 대륙과 반도를 지배해 왔습니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가 이것을 증명합니다. 지나대륙에 들어서는 왕조들이 끊임 없이 만주를 침탈하려고 시도한 것은 경제적인 통상로를 장악하여 이득을 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정학적인 중심지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1912년 청조가 멸망하기 전에는 지나 한족들은 역사상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 땅이 만주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들의 영토가 되었고 역사마저 자기들의 역사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사로 치부하고 있는 만주와 중원 대륙에서 일어난 역사는 한, 당, 송, 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범한민족사로 포함시켜야 할 것입니다. 북위, 발해, 요, 금, 원, 청나라 역사는 옛 고조선이 민족분화를 일어켜서 퍼져나간 배달민족의 지류들인 선비, 거란, 여진, 몽골, 만주족이 만들어낸 대륙지배사입니다. 이들이 왜 우리 역사인지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위(386-534) : 선비족의 하나인 탁발부의 탁발규에 의해서 화북지방에서 건국했고 후일 탁발씨를 원元씨로 개칭하고 고구려와 혼인했으며 고高씨가 귀족세력을 형성했습니다. 단군의 후예인 선비족은 모용선비, 탁발선비, 우문선비로 나누어지는데 후한말에 선비족 영웅인 단석괴檀石槐(137ㅡ181)는 징기스칸, 광개토대왕과 같은 우리 민족 영웅입니다.
2. 발해(698-926) : 발해 걸걸씨는 걸걸중상의 아들 대조영에 이르러 대大씨로 개명합니다. 고구려 장군출신인 걸걸중상과 아들 대조영이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을 이끌고 현 길림성 돈화현 동모산에서 건국하여 후고구려라고 칭하고 당나라와 맞서서 해동성국이라는 칭호를 받습니다.
3. 요(916-1125) : 야율씨인 거란契丹족이 세운 나라로서 대거란, 카라키탄Kara Khitan이라고도 합니다. 야율 아보기가 고조선의 중심지인 내몽골, 북중국, 만주지역에서 건국한 나라입니다. 고조선 8조금법을 시행하고 온돌문화를 전승한 정통 고조선 후계국가입니다.
4. 금 (1115-1234) : 완안씨 아골타가 세운 나라입니다. 여진 완안부는 오늘날 함경북도 두만강 유역이며 여진족이 건국한 나라로서 금 시조 아골타는 신라계라는 통설과 발해계라는 설도 있습니다.
5. 원(1271-1368) : 몽골은 <맥고리><말갈>에서 나온 말로 몽골제국을 세운 징기스칸은 <메르켄>부족출신인데 곧 말갈, 물길족입니다. 고구려, 발해왕족의 후손으로 아명인 테무친은 무공의 신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6.청(1616- 1912) : 나라이름을 <후금>이라하여 금나라를 계승했음을 밝혔고 2대 태종 홍타이지가 청으로 개칭했습니다. 청태조 '아이신지오로 누루하치'는 금나라 아골타의 후손이고 '아이신'은 여진어로 금金을 뜻하고 '지오로'는 겨레, 족속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신라 김씨족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애신각라愛新覺羅로 표기합니다. 여진족을 만주족으로 개칭했는데 여진은 고대 우리민족의 호칭인 숙신, 쥬신에서 나온 말입니다.
여기서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삼황오제는 말할것도 없고 황하문명의 뿌리인 은(상)나라, 최초로 중원을 통일한 진( 진시황은 동이계 진백공의 후예) 나라까지 포함하면 오늘날의 중국사는 배달민족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날 거대 중국에서 순수 한족이라는 종족은 혈통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문화권이라는 명칭이 존재할 뿐 입니다. 한족은 동이, 서하, 묘만계의 융합의 역사이며 그 주류는 단연 배달동이족이었음은 중국학자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서쪽 타림분지에서 발원한 서방족이 황하강 상류를 타고 동진하기 전에 이미 동북방 만주에서 출발한 배달동방족은 하북성, 황하하류, 산동성, 양자강 하류까지 진출하여 선점하고 있던 대륙의 선주민이었습니다
일본역사도 마찬가지로 삼한의 열도진출사 입니다. 가야세력이 큐슈로 진출하여 세력을 키운후에 오늘날 오사카 부근인 나라지방에서 일본 최초의 야마도 정권을 성립시킵니다. 한반도로부터 꾸준히 넘어간 도래인 집단들이 이주하여 이주집단의 대표는 신으로 숭상 받았고 일본 건국신화는 바로 삼한에서 건너간 첫 도래인들의 이주사를 노래한 것 입니다.
가야가 신라에 흡수당하고 난후에는 강성한 백제 부여계들이 열도에 진출하여 가야계로부터 천황가를 접수하고 백제와 1국2체제를 이룩하게 됩니다. 백제 패망에 원한을 품고 조작한 역사가 일본서기이고 일본 역사정신으로 정착한 정한론의 배경은 조상의 나라로 다시 돌아오고 싶은 역사회귀 본능 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한일 고대사를 바로 인식하는 것이 한일 화해의 첫 걸음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일본은 서기 710년에 편찬된 <일본서기>에 기록된 2600년 천황가의 역사보다 짧게 우리 역사를 조작하기 위하여 고조선 2,100년을 신화시대로 조작하고 우리 역사의 첫머리를 지워버렸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고 우리가 꿈꾸는 한민족 융성시대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상고시대의 역사편린들을 찾아서 맞추고 역사정신을 가다듬는 것이 그 첫 작업이 되어야 할 것 입니다. 우리 배달한민족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언어, 영토, 민족,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구한 문화민족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일제가 왜곡한 반도사관 역사가 전부인양 배우다가 보니 국민정신 역시 웅혼한 기개를 잃고 자기비하적인 역사관에 젖어서 분열과 대립을 일삼고 남탓하는 습성에 젖어 버렸습니다. 하루속히 대륙사관에 입각한 상고역사를 익히고 배워서 바른 역사의 혼을 찾아서 우리의 숙원인 통일정신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잊혀진 우리 역사를 찾아서 압록강 두만강을 넘고 현해탄을 건너서 아득한 상고시대로 역사기행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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