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봉기를 진압하고자 국방경비대, 군, 경찰, 우익청년단 등이 일으킨 일련의 도민 학살사건을 말한다. 정부는 이 사건에 남조선 노동당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6만 명을 학살했으며, 이것이 여수•순천사건의 발단이 되기도 했다.
1945년 9월 2일 일본이 연합국에 항복함으로써 한반도는 미군과 소련군에 의해 북위 38도선에서 남북으로 분할점령되어 군정이 실시되었다. 이 점령기간 동안 남쪽은 친미 이승만 정권, 북쪽은 김일성의 노동당 정권이 각각 미국과 소련의 힘을 배경으로 기반을 굳히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 건국준비위원회지부(제주도인민위원회)가 설립되어, 제주시내에서 통일된 자주독립국가 수립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 때 경찰이 주민들에게 발포해 도민 6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섬 전체가 총파업을 단행하자, 재조선미육군사령부 군정청은 경찰관과 우익청년단체 '서북청년단'을 제주도에 파견해 백색 테러가 자행되었던 것이다.
1948년에 접어들면서 남한이 북한을 빼고 단독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자, 제주에서 선거를 앞두고 좌우의 대립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러던 중 단독선거에 반대하는 남조선 노동당이 4월 3일 무장봉기를 일으켜 경찰 및 우파에서 12명, 무장봉기 측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본토에서 진압군이 파견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진압정책에 반항하는 반란이 발생해(여수·순천사건) 본토에서도 전투가 발생하자 일본으로 밀항하는 자가 다수 발생했다. 한편 제주도의 치안부대는 게릴라전으로 대항하던 인민유격대과 그들에게 동조하는 도민들을 모조리 처형했다.
역사적으로 권력투쟁에서 패한 양반들의 유배지 또는 좌천지로서 본토로부터 차별받으며 가난했던 제주도민들은 일본정부의 방어벽을 뚫고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일병합 이후에도 일제시대 초기와 같이 일본 정부의 방어벽을 뚫고 일본으로 건너간 20만 명 중 대부분은 제주도 출신이었다고 한다. 일본 패전 후 그 중 3분의 2는 귀국했으나, 4·3사건 이후 다시 일본으로 피난하거나 밀입국해 재일동포가 된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오사카 등지에서 제주도민 커뮤니티를 형성했지만, 다른 한국인 커뮤니티와는 거리를 두며 살았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설치하고, 2006년 희생자 위령제에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참석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중국 관광객의 증가와 중국인에 의한 제주도 부동산 사재기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이 사건은 점차 묻혀지고 있다. 이 사건을 처음 발표한 재일 한국인 작가 김석범씨는 2015년에 제1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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