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김일성 주석(중앙). 1992년 평양.
日本語대우자동차 故김우중 회장 증언
1994년 김우중 회장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나 대우자동차를 소개하고 러시아에 자동차공장 설립을 제안했다. 이렇게 그들과 자주 접촉하던 중 북한에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당시 북한을 방문하는 일은 목숨을 담보하는 일이었으나 주석궁에서 만난 김일성은 의외로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김 회장은 북한에 자동차공장을 세우고 싶다는 제의를 하고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폴란드에 있던 김 우중 회장에게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긴급 연락이 왔다. 주석궁에 도착한 김 회장은 입구에서 우연히 김정일과 마주쳐 악수를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김정일 : 최신형 공격용 잠수함을 만든 게 당신이란 걸 알고 있소. 우리 공화국을 치겠다는 거요? 그런 사람이 우리 수령님을 왜 자주 만나는 거요? 당신 앞으로 대북사업하기 힘들 거요. 두고 보시오.
김우중 : 나는 기업가요. 잠수함을 만든 건 북한을 침략할 목적이 아니고 주문을 받아서 제작한 것뿐이오. 오해는 하지 마시오. 나는 그저 사업가일 뿐이오. 이해해 주시오.
당 비서의 안내로 만난 김일성은 뭔가에 쫓기는 듯 초조해하는 모습이었다.
김일성 : 김 회장, 현재 우리 공화국 상황이 별로 좋지 않소. 우리 공화국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갈라져 우왕좌왕 흔들리오. 루마니아의 차우세스크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처형을 당한 이후 더 불안하오. 동구권이 모두 돌아서는데 우리만 고집하기도 그래서 조금 완화정책을 펴려고 하자 강경파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듭니다. 아무래도 망명을 해야겠소. 그러니 김 회장이 우리를 좀 도와주시오.
김 회장이 묶고 있던 고려호텔로 돌아온 후, 주석궁을 도청해 망명계획을 알아차린 김정일 등 강경파들이 김일성을 찾아가 "망명을 해도 생명을 보장받기 어려우니 차라리 죽어도 조국에서 죽겠다"고 망명을 반대했다. 그리고 김 우중 회장이 김일성의 망명을 부추긴다며 당장 죽여 버리겠다고 난리를 쳤다.
모스크바를 거쳐 폴란드로 돌아온 날 김 회장은 김일성 사망소식을 들었다. 세계 언론은 김정일에 의한 김일성 암살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김정일은 김일성이 자기의 생모 김정숙이 아닌 계모 김성애를 공식석상에 데리고 나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왜냐하면 김일성을 많이 닮은 김성애의 아들 김평일이 장차 권력구조의 큰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탈북 작가 장진성씨 증언
사실 김일성은 생의 마지막까지 통일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었다. 평양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그 답례로 자기가 서울을 방문해 읽을 연설 원고를 이미 써 놓았다. “서울 시민여러분! 백두산의 김일성이 왔습니다. 북조선은 주먹이 강하고 대신 남조선은 잘 산다. 이 둘을 합치면 우리 민족은 무서울 것이 없다."
하지만 만일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연방제형식으로 통일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북한이 남한에 흡수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김일성은 왜 남북정상회담을 원했을까? 그 이유는 북한내 당 조직을 이미 장악한 김정일에 밀려 김일성이 궁여지책으로 통일외교를 통해 정치적 실권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마침 그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 바로 카터 전 대통령의 평양방문이었다.
김정일은 북핵 문제의 완화를 위해 카터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추진했다. 그런데 김일성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카터 대통령과의 사석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을 수락한다고 공표했다. 점점 남북정상회담과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자기의 권력명분에 위협을 느끼게 된 김정일은 '통일보다 사회주의가 더 우선'이라고 강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망명계획이 알려지자 김일성은 스스로 목숨을 단축하는 결과를 초래한 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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