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교류】 다큐멘터리 영화 '꽃처럼,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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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있는 그대로'(미나토 겐지로(港 健次郎) 감독)는 교토시(京都市)에 거주하는 재일 한국인 2세 무용가인 배이화(裴梨花)씨(62)를 주인공으로 한일 양국 사람들이 정치에 휩씁리지 않고 보다 더 화목해지기를 염원하며, 한때 아버지가 걸었던 한국-일본의 발자취 즉 자기자신의 뿌리를 찾아 여행하는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이화씨의 아버지, 배학봉(裴学奉)씨는 가을철 수확의 대부분을 관헌에게 공출당하고 지주에게 소작료를 지불하자 생활이 궁핍해져, 스므살이 된 1939년 일거리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갔다. 명분은 자유의지에 따라 2년간 계약한다는 '모집'이었으나 배에 탑승하자마자 구속당했다. 강제로 끌려간 곳은 규슈 미야자키(宮崎)현 산속에 있는 간베라(上米良)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이었다.

이번 촬영에서 이화씨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바로 간베라(上米良)다. 마을 사람들의 안내에 따라 찾아간 산속에서는 지금도 아버지가 팠던 터널을 통해 쏟아지는 물로 발전소의 터빈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화씨는 감격에 겨워 "아버지"하고 외쳤다. "아버지가 하신 일이 조금이라도 일본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길 잘 했습니다!"

이화씨는 "전쟁은 안돼. 강한자가 약한자를 괴롭히면 안돼"라고 절규한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작품으로 완성됐다며 포근하게 사람들을 감싸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토로한다. "남북이 다시 하나 될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아버지는 결국 고향땅을 밟지 못한 채 통일의 염원은 이화씨에게 이어졌다.

미나토 감독은 "어려운 삶을 겪은 아버지와 탄광 사람들의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렸습니다. 저도 섬에서 온 이주해 온 자의 아들로 소문나 차별받았습니다. 같은 세대의 부모와 같은 체험을 공유한 사람으로서 남의 일이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어리석게도 헤이트스피치가 난무하는 요즘의 풍조는 일본인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전쟁의 발자욱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감에서 영화제작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명랑하고 다부지고 긍정적인 이화씨의 인품을 통해서 차별과 편견의 의미를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고 제작배경을 설명한다.

음악 담당의 피아니스토 오카모토 미사(岡本美沙)씨는 "지금까지 재일동포와 접할 기회도 없이 단지 역사 수업에서 배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의 무게는 모두 동일하다'라는 컨셉에서 살고 있다"며 공생의 철학을 말한다.

'꽃처럼, 있는 그대로' 도쿄 상영스케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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