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구한 스리랑카】'일본 4분할'을 저지한 쟈야와루다나 대통령 "오직 사랑만이 미움을 물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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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hi verena verāni, Sammantīdha kudācana§; Averena ca sammanti, Esa dhammo sanantano."(Dhammapada pa 5)
"이 세상에서는 미움으로 미움을 몰아낼 수 없다. 오직 사랑만이 미움을 물리치나니,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법이다."(법구경 5)

스리랑카는 인도양의 진주라고 일컬어지는 인도 남동부에 위치하는 섬나라이다. 몇 년 전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지' 1위로 선정하여 관광객이 쇄도한 적이 있다.

일본과 스리랑카의 역사는 기원전 150년 내지 2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일본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제2차 세계대전 강화조약)이 체결된 후 1952년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일본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가 스리랑카였다.

한국전쟁 중이었던 1951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강화회의에 스리랑카의 재무장관(후일 초대대통령) 쟈야와루다나씨가 참석했다. 일본대표는 요시다 시게루 수상이었고, 소련은 일본의 주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주장하며 의사진행을 방해하기 위해 32명의 대표단을 보냈다.

"지금 이 단계에서 일본에게 평화를 준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일" "일본을 남북으로 분할통치해야" "일본독립은 시기상조" 등등 피해를 입은 국가들은 일본을 맹렬히 비난하고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했으며, '일본 4분할안'도 거론되었다.

이 때 참석자 중 최연소의 젊은 쟈야와루다나씨는 붓다의 가르침을 인용하여 "전쟁은 전쟁으로서 끝난 과거지사다. 우리는 불교인이다. 당하면 당한 만큼 돌려주고 증오를 증오로 돌려주는 것으로는 언제까지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증오로 돌려주면 일본에도 증오가 생겨 새로운 증오의 싸움이 시작되고 전쟁이 일어난다. 전쟁의 댓가를 증오로 돌려주지 않고 친절과 사랑으로 갚으면 평화로워지고 전쟁도 그쳐 본래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 전쟁은 과거의 역사이다"라며 대일 배상청구권을 포기하고 일본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연설이 일부 전승국들을 움직여 소련의 '일본 4분할'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련,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세 나라는 끝내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각국의 신문·잡지들도 이 연설에 대해 보도했다. 솔트레이크 트리뷴은 "이 회의 최고의 역사적 발언"이라고 했고, 샌프란시스코 에구자미나 신문은 "세상에서 잊혀져가고 있던 국가간의 예절과 관용을 상기시켜 주었고, 논리정연한 이론으로 소련의 책략을 분쇄했다"고 썼다. 타임스는 "쟈야와루다나씨야말로 가장 재능있는 아시아 대변인"이라고 극찬했다.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일본은 결코 후세에도 이 큰 은혜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쟈야와루다나씨가 친일이었던 이유는 메이지시대에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을 모델로 조국의 독립을 도모하려고 했던 스리랑카의 걸승 다루마빠라씨의 전통적인 친일감정을 그대로 상속받았기 때문이다.

다루마빠라씨는 일본을 방문하여 선종의 세계적 권위자였던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 교수에게 일본의 대승불교와 자기 나라의 소승불교가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스즈키 교수는 "왜 차이를 강조하려는 것입니까. 그것보다는 우리는 불법승(仏法僧)을 수호한다는 면에서도 같고, 무상, 고통, 무아를 깨닫기 위해 팔정도를 신봉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일본 불교도와 스리랑카 불교도를 하나로 묶는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고 말했다.

오늘날 쟈야와루다나씨의 발자취는 여전히 일본에 남아있다. 하치오지 운류지(八王子雲龍寺), 가마쿠라 대불(鎌倉大仏), 나가노현 젠코지(長野県善光寺)의 세 군데에 그의 선행을 기리고 감사의 뜻으로 현장비와 동상이 서있다. 가마쿠라 대불 경내에는 "사람은 오직 사랑에 의해서만 증오를 넘을 수 있다. 사람은 증오로 증오를 넘을 수는 없다"고 적혀있다.

쟈야와루다나 대통령은 1996년에 타계했고 그의 유언에 따라 각막이 기증되어, 한 쪽 눈은 스리랑카에 다른 한 쪽은 나가노의 여성에게 이식되었다. 오늘날 스리랑카에는 친일파가 많은 편인데, 결코 일본이 선진국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일본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도 친일이었다.

연합국의 '일본 4분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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