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도쿄에서 이와구니 데쓴도(岩國哲人) 전 중의원의원(80, 전 이즈모시장)을 인터뷰하여 고대의 신화(神話)에서 새로운 한일시대를 여는 신화(新話)창조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이와구니씨는 도쿄대 법학부 졸업, 닛코(日興)증권,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일본 법인 사장•회장•미국 본사 수석부사장, 이즈모시장, 중의원의원 4선, 대학교수(미국 버지니아대, 중국 남개(南開)대와 산서(山西)대), 한국 동서(東西)대 경영학부 종신특임교수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그뿐만 아니라 칼럼니스트로도 맹활약하여 총리와 국회의원들이 애독하는 데일리뉴스에 12년간 매주 기고했고, 사업가 및 경제인 월간 잡지에 13년간 매월 에세이를 쓰기도 했다. 더욱이 서른 권에 달하는 한국 관련 서적을 가장 많이 저술한 대표적인 지한파이기도 하다.
1992년 이와구니씨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는 한국은 본격적으로 지방시대를 개막하려던 때였는데,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이와구니 데쓴도씨 공저인 '지방의 논리'가 정치•행정 관계자들에게 최적의 교과서로 추천되었다. 그리고 KBS는 '이즈모시장으로부터의 메시지'라는 70분 특별 프로그램을 한국 전역에 방송했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심정적으로 먼 나라였던 한국이 어느날 갑자기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내게 다가왔습니다. 내 맘 속에 있던 한국에 대한 모든 장벽이 큰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습니다"고 이와구니씨는 그 때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서 "예전부터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2000년 동안 문자와 불교, 농업, 의학, 술 만드는 방법 등을 일본에 전수해줬다. 일본 외의 다른 나라에는 거의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한일관계는 부자나 형제보다도 더 서로 사랑하는 관계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출어람이청어람(靑出於藍而靑於藍=제자가 스승을 능가한다)'이라는 말처럼, 이번에는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덪붙였다.
1993년에 신경영을 선언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경영진 50여명과 함께 이즈모시(시장 이와구니 데쓴도)를 방문하여 심야 2, 3시까지 배웠다. 故이병철 회장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을 잘 배우고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건희 회장도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생각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런 부자간의 일체감이 있었기 때문에 삼성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이와구니씨는 분석했다.
그리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연수가 끝나자 이 회장은 제 딸을 삼성에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국은 남존여비의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도 열심히 노력하면 남성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고, 일본인도 당당히 한국에서 일하면서 살 수 있다는 모범사례를 남기고 싶다는 뜻이었습니다. 나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장녀와 상의한 결과 그녀는 이 회장의 바램을 들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곧바로 이미 내정되어 있던 대학교수직을 포기하고, 지금껏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전수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삼성이 기뻐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약 2년간 전세계를 돌며 경영전략 고문으로 활약했습니다."
2004년 이와구니씨는 대구대학교에서 초청 강연을 마친 뒤 '주목(朱木)'을 심었다. '주목'은 매우 견고하고 나무 중에서 수명이 가장 길어 한국 사람들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며 매우 귀하게 여기는 나무이다. 이와구니씨는 "일년내내 늘 푸르고 천년, 이천년이 지나도 지칠 줄 모르는 생명력! '주목'이야말로 앞으로 한일간의 항구적인 평화를 기원하는 나무"라고 말한 대구대 총장의 말을 되새겼다. 이때쯤 이와구니시장의 잦은 한국 출장 때문에 "한국에 애인이 있다"라는 유언비어가 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와구니시장은 "애인만이 아닙니다. 두 살된 아이(朱木)도 있습니다"하고 물러서지 않고 응수했다고 한다.
이와구니씨는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즈모가 자랑하는 제철, 벼농사, 양잠의 3대 전통산업은 사실상 한반도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부터 약 1850년 전 신라라는 나라의 해변가 마을, 지금의 포항시 영일만에 해당되는 땅에 연오랑과 세오녀라는 부부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연오랑이 해변에서 해초를 따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위가 나타나 그를 태우고 일본의 '이즈모'라는 나라로 싣고 갔습니다.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간 세오녀는 해변가 바위 위에 남편의 신발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신발을 주으려고 바위에 오르자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해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그 나라 사람들은 두 사람을 정중히 맞이해 주었고 이렇게 부부는 다시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연오랑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제철 기술과 쌀을 생산하는 기술을 가르쳤고, 세오녀는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기르고 실크를 뽑는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이즈모라는 땅은 중국과 한반도의 문화를 수용했던 곳으로, '야마타노 오로치'를 격퇴시킨 무용담으로 유명한 '스사노오노 미코토' 등 한반도 출신으로 추정되는 신들이 꽤 많이 모셔져 있습니다. 일본 사람이 아니라 한국계 사람이 오로치를 퇴치하여 일본인 여성인 이나다(稲田) 공주를 구해준 것입니다. 스사노오는 이나다 공주와 결혼했는데 이것이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이었습니다."
이와구니씨는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강함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인 반기문씨이고, 세계은행 총재도 한국인 김용씨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나라는 크지만, 세계 금융과 정치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한국인이다. 국제사회로부터 한국이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깐힘을 썻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한국인은 열심히 공부하고 남에게 베풀며 살았기에 근대화에도 성공했다. 게다가 GDP 세계 2위와 3위의 경제대국들로 둘러싸여 있어 한국은 정말 행운아이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이즈모는 한국과 가장 가깝고 한국의 신들이 가장 많이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일본의 신들 중 52%가 한반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일본은 한국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은 한국에 그 은혜를 갚아야 합니다. PC 키보드의 알파벳 'J'와 'K'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것처럼, 한일 양국은 아무도 바꿀 수 없는 숙명적인 사명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D'와 'F'도 하늘이 정한 것처럼 원수끼리(독일과 프랑스) 나란히 옆자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2000년간 맺어진 한일의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오늘날 두 나라 때문에 중국과 미국의 중재가 필요하게 된 상황은 정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남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충분히 갱생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오히려 중국이 떠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환경, 에너지, 농업, 물, 고령화, 노동인구)을 해결해줘야 합니다.
불교용어에 '일월삼주(一月三舟)'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것이라도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다를 끼고 마주보고 있는 포항시와 이즈모시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면서 경쟁 가운데 협력해 나아간다면 희망찬 위대한 동아시아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천황을 비롯한 일본의 황족은 아시아의 고대문화와 물적 인적 교류에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야스쿠니신사에서는 참배를 하지 않으나, 이즈모타이샤신사 참배를 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일의 오랜 역사를 염두에 두시고 대통령께서 일본을 방문하실 때에는 꼭 이즈모에 들러주시기 바랍니다.
故박정희 대통령은 과거지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한일 국교정상화를 실현시켰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이러한 선대의 뜻을 이어받아 한층 더 발전시켜 다시한번 한일을 주축으로 세계평화와 번영의 '신화(新話)'를 함께 창조해 가지 않으시렵니까?"
이와구니 전 이즈모시장(왼쪽)과 함께, 웨스틴 호텔(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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