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세미나】'목계' 싸우지 않고 이긴다: ASIA NEWS

【경영세미나】'목계' 싸우지 않고 이긴다

2015年09月0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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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아들 이건희에게 물려준 교훈 중에 '목계(木鷄)'가 있다. 목계는 장자(莊子)의 '달생(達生)편'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하는 말로, 나무 닭처럼 전혀 동요하지 않는 최고의 경지에 달한 투계를 말한다.

싸움닭 조련사로 유명한 기성자(紀悄子)란 사람이 왕의 부름을 받고 싸움닭을 훈련시키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다. "이제 대충 되었는가?" 그러자 기성자는 "지금 한창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부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싸울 때가 아닙니다. 아직 불같이 기운이 넘치고 어떤 닭과도 싸울 자세입니다. 공연히 뽐내기만 하고 자신의 기운을 너무 믿고 있습니다."

열흘이 지나도 "아직도 다른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불끈 화를 냅니다"고 대답했다. 왕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열흘 후 다시 물어보아도 비슷한 대답이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상대를 보기만 해도 노려보고 깃털을 곤두세웁니다."

다시 열흘 후 불러 묻자 "예, 이제는 출전시켜도 됩니다. 다른 닭이 울어도 움직이는 빛이 안보이고, 먼 데서 바라보면 마치 나무로 조각한 닭과도 같습니다. 이제 성숙한 싸움닭이 되었습니다. 어떤 닭도 감히 덤비지 못할 것이며, 아마 바라보기만 해도 도망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병철 회장은 50년간 삼성을 경영해오면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961년 5월 16일 군부혁명이 일어났을 때, '부정축재 제1호'로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혁명정부와 맞서지 않고 "전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다.

1966년 당시 세계 최대 비료공장이었던 '한국비료'의 상무였던 차남 이창희씨가 구속되었고, 한국비료는 국가에 헌납되었다. 훗날 이병철 회장은 "삼성을 마치 국가적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인 것은 정도를 넘는 일이었다. 그러나 입을 열면 모두 변명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술회했다.

1980년대 신군부가 권력을 잡았을 때 TBC(동아방송=KBS2)를 국가에 바쳤다. 이병철 회장은 "이것만큼은 꼭 찾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평소에 "기업인이 송사에 휘말리게 되면 본인도 힘들지만 기업도 어려워진다. 기업에는 수천 수만명의 사원들이 있다. 기업인 한 사람이 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천 수만의 근로자가 함께 망하기 때문에 더 큰 사회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목소리를 높혀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방법은 상책이 아니다. 목계의 교훈은 "칼을 들고 있되, 휘두르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최선의 상책"이라는 손자병법의 '上之上(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처럼, 상대가 아무리 물어뜯으려 덤벼들어도 초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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