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지의 제왕' 마법사 사루만의 구슬
日本語중국 황제(黄帝)는 세상만사를 꿰뚫어볼 수 있는 현주 라는 검은 구슬을 갖고 있었다. 마치 '반지의 제왕'의 마법사 사루만의 검고 큰 구슬과도 같은 신통한 구슬이어서 황제는 어디를 가든 이것을 품고다녔다.
어느날 황제가 부하 신들을 이끌고 적수(赤水)라는 강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내친 김에 곤륜산에 올라 경치를 구경한 다음 궁궐로 돌아오는 길에 구슬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에 황제는 가장 지혜롭고 아는 것이 많은 지(知)로 하여금 현주를 찾게 하였다. 어디쯤에서 잃어버렸는지 그라면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는 온갖 머리를 짜내어 찾았지만 결국 1년 동안 찾지 못했다.
그러자 황제는 세상에서 가장 눈이 밝은 이주(離朱)로 하여금 찾아보게 하였다. 이주의 시력은 1백보 앞의 바늘구멍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천리안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주도 1년 동안 찾지 못했다.
황제는 다시 힘세고 끈기 있는 끽후(喫詬)를 시켜 찾아보게 했다. 끽후는 1년 동안 끈기 있게 처음부터 온 길을 더듬어 샅샅이 뒤졌으나 역시 찾아내지 못하였다. 재능 있는 모든 신이 현주를 찾는 데에 실패하자 황제는 거의 포기 상태에 빠졌다.
이때였다. 상망(象罔=형상이 없음)이라는 신이 자기가 찾아보겠다고 나섰다. 그는 항상 술에 취한 듯이 흐리멍텅한 표정을 하고 있는 신이었다. 황제는 상망을 믿고 싶진 않았지만 달리 대안이 없었으므로 마지못해 허락해주었다.
그런데 웬걸? 상망을 시켰더니 잠시후에 너무나도 쉽게 현주를 찾아 가지고 돌아왔다. "신기한 일이로다 저 멍청한 상망이 구슬을 찾아낼 줄이야." 황제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이렇게 부르짖었다.
이것은 '장자' 천하편에 실려 있는 얘기인데 도교의 진리를 함축하고 있는 에피소드이다. 여기서 황제가 찾고자했던 '현주'는 구슬이 아니라 '혜안'이었던 것이다. 장자는 상망처럼 욕망을 버린 무심한 상태에서만 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하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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