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중국 관리들이 모인 신년회에서 전 채권 트레이더 주창홍(朱長虹)은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고를 잘 운용했다는 칭송을 받았다.
"동쪽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중국에서 주장홍이 떠오른다. SAFE의 구원자다"라는 가사다. SAFE는 중국 외환관리국의 약자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중앙은행의 한 부분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자 중 하나다. 중국 매체는 그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 부른다.
물리학자였던 43세의 주씨는 경력상에서 놀라운 변화를 거쳤다. 그는 20세에 빈곤 지역인 안후이성을 떠나 양자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시카고 대학으로 갔다. 그리고는 장래가 유망한 학문의 길을 버리고 채권 트레이더가 됐다.
여기서 주씨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했다. 미국 부동산 기록에 따르면 그는 캘리포니아에 호화 주택 두 채를 사고 라스베가스에서 콘도 한 채를 샀다. 그러나 2009년 후반 호화 생활을 뒤로 한 채 중국으로 돌아가 SAFE 외환보유고 관리 부서의 최고 투자책임자가 되었다.
그는 SAFE에서 명성을 날렸다. 안전하지만 활력이 없는 미국 국채 투자에 의존하기보다는 미국 회사채, 주식, 부동산 등에 더 투자하도록 상관들을 설득한 것이다. 주씨가 투자 책임을 맡기 전까지는 미국 국채 투자가 SAFE의 특징이었다.
그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 주가가 급등하기 전 SAFE가 일본 주식에 투자했다는 것이라고 그의 업무를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이 말했다.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중국 관리는 SAFE가 주씨의 주도 아래 "지난해 매우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SAFE는 투자와 그 성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주씨는 미국에서 20년을 보낸 뒤 SAFE에 합류했다. SAFE를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인디애나대학-퍼듀대학 인디애나폴리스의 경제학과 교수로 미국에 오래 머물렀던 SAFE의 이강 국장이 개인적으로 주씨를 영입했다고 한다. 해외로 나간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현금 보상과 연구 자금을 제공하는 '천인 계획(千人計画)'을 실시하고 있던 중국 정부에게는 주씨는 매우 탐나는 인물이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SAFE는 주씨의 지지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발행한 채권에 빠르게 투자했으며 이후 이 기금에 정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주씨가 투자 전문가로 거듭난 것에 대해 아직도 놀라는 지인들이 많다. 그의 논문 지도교수였던 물리학자 폴 위그먼은 "기업가 정신이 있는 친구들은 월스트리트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돌아가는 트레이더 업무가 주씨에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씨는 보통 사람들의 절반밖에 안 되는 2년 만에 논문을 끝냈다.
위그먼 교수는 "그가 잘 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렇게 잘 한다니 놀랍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왔고 시골 출신이며 미국 사회의 문화나 운영 방식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다. 그는 말 그대로 자수성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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