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 심포지엄】트럼프 대통령의 긍정 메시지, "김정은 위원장 긍정으로 바꿔" "북한 악마화 경계해야"

PicsArt_06-27-10.41.57.jpg왼쪽부터 창아이링 신화통신 아태 부사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자일스 휴잇 AFP 아태 편집총국장, 이동민 연합뉴스 선임,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아담 슈렉 AP 아태 편집총국장, 이와무라 가츠야 교도통신 편집위원 겸 논설위원, 키릴 아가포노프 타스통신 수석 부국장, 케빈 크로릭키 로이터 아시아 편집총국장

27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통일부가 함께 주최한 '2019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이 롯데호털에서 열린 가운데 프랑스 AFP, 미국 AP, 일본 교도, 영국 로이터, 중국 신화, 러시아 타스 등 세계에서 가장 양향력 있는 6대 뉴스통신사 언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 관련 보도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이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을 통해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축사했다.

이낙연 총리는 축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모처에서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특별강연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북한이 대화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북한이 들고나와 대화에 임하는 게 바람직한 것 아니냐"며 북미 수교나 불가침조약 체결 등을 북한의 비핵화와 교환하는 과감한 역발상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열린 세션에서는 문정인 특보, 자일스 휴잇 AFP 아태 편집총국장, 아담 슈렉 AP 아태 편집총국장, 이와무라 가츠야 교도통신 편집위원 겸 논설위원, 케빈 크로릭키 로이터 아시아 편집총국장, 키릴 아가포노프 타스통신 수석 부국장, 창아이링 신화통신 아태 부사장이 '세계 언론이 보는 한반도 형화, 비핵화 그리고 북한'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북한 관련 보도 중 한국보다도 일본에서 훨씬 더 오보가 많은데, 일본에서 센세이셔널한 오보가 많은 이유는?

이와무라 가츠야 (교도통신) : 조총련이란 단체가 있는데 조총련에 반대하는 세력들도 있다. 그들이 '이 시점에서 이런 보도가 나가면 북한체제가 약해질 수도 있다'는 정치적 판단하에 일부러 왜곡된 정보를 흘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보도는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신중히 검토할 책임이 있다.

북한 관련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할 수 있겠는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말처럼 먼저 인간 대 인간의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신뢰관계를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제 경험상 1년 내지 2년 정도면 평양 시내에서 '이 거리에서는 사진 찍지 말라'고 하던 사람도 '그냥 찍어도 된다'고 묵인해 주곤했다.

북한 관련 기사에서 탈북자 증언들이 자주 인용이 되는데 탈북자 소스를 인용한 기사의 신뢰도는?

아담 슈렉 AP (아태지역 편집총국장) : 그들에게 증언에 대한 답례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일 소스에 의존하는 것도 경계해야 하며 사실일 수 밖에 없는 좋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신중해야 한다.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먼저 언론사에 접근하는 탈북자를 더 조심해야 한다.

한 두 명의 에널리스트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다양한 애널리스트와 관계를 맺고, 만일 과거 그들의 주장이 신뢰할만한 내용이었다면 다시 의뢰할만하다.

언론에서 북한이 정당하게 묘사되고 있는가, 아니면 이상한 측면만 강조되고 있는가? 이것이 북한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대화에 있어서 이미지는 중요하다.

문정인 특보 : 북한을 너무 악마화하면 북한과 협상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워진다. 악마인 북한과의 협상을 정당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가 존 볼튼이다. 존 볼튼은 '북한은 독재정권이다. 북한의 독재자와 협상하면 북한 내에서 그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악마화하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북한을 상대할 필요가 있고, 어느 정도 북한을 주관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의미 있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창아이링 (신화통신) : SNS가 발달된 시대에는 가짜뉴스가 진실된 뉴스보다 훨씬 더 빨리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북한 지도자가 처형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북한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현 상황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진실을 검증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기사를 쓰지 않는 편이 낫다. 뉴스는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담 슈렉 : 특정 정부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는 나라들은 악마화되기 쉽다. 만일 북한에 대한 방문 취재가 수시로 이루어진다면 악마화하기 어렵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특파원들이 북한에 나가 있다면 악마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류 확대는 악마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무라 선생은 평양에 46번이나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평양을 방문한 소감은?

이와무라 가츠야 : 김정일 시대에는 통제가 심했지만, 지금은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인터뷰할 수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규제완화를 체감할 수 있다. 북한 당국자들이 "객관적으로 기사를 써달라. 북한을 칭찬하는 기사나 아부하는 기사는 쓸 필요 없다'고 주문하기 때문에 센세이셔널한 기사는 쓸 필요도 없다. 북한도 아부하는 기자를 싫어하고 원칙을 지키고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보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성의 있게 대한다. 이 점은 서방세계나 마찬가지다.

한국 내 보도와 해외 보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한국은 북한과 가깝고 해외는 떨어져 있기 때문인가?

이와무라 가츠야 : 한국 내 언론보도는 한국 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인 배경도 있기 때문에, 그 기사가 객관적인 것인지 아니면 소위 운동권 성향의 기사인지 구분해야 한다. 탈북자들이 제공하는 소위 북한의 내부 문서 가운데에는 북한에서 절대 쓰지 않는 표현들도 있다. 예를 들면 북한에서는 '호상(互相)'이라고 쓰는데 한국에서는 '상호(相互)'라고 말한다. 기자는 북한의 공식자료들을 통해 북한식 기술방법도 연구하며 항상 대비해야 한다.

문정인 특보 : 미국의 북한전문가인 로버트 칼린의 분석은 항상 적중한다. 왜냐하면 그는 항상 원문을 바탕으로 행간을 분석하며 쓰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다른 전문가들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분석한다. 센세이셔널한 보도를 놓고 논평을 하기 때문에 악순환(센세이셔널한 보도⇆논평)이 반복된다.

트럼프식 외교 스타일, 즉 개인적인 관계를 강조한다거나 과장적인 성격이 북미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문정인 특보 : 처음에는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북미대화가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적인 접근방식이 유용하다고 느껴지게 되었다. 양자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때 한쪽에서 제시한 대안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받아들인다.

미국 내에는 북한에 대해 두 가지 접근방식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볼튼식 '죄와 벌', 즉 죄를 지었으니 벌을 내린다는 관점이다. 그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일을 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정은에게 'good guy' '믿는다' '확신한다'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북한과 대화가 진행될 수 있었고, 김 위원장의 자세도 긍적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었다.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성격에 대해 많은 우려를 했지만,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예측가능하고 긍정적이었으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까지 전쟁을 불러오는 사람이 아니라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처럼 앞으로도 평화의 조정자로서 입장을 유지해 주기 바란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어느 시점 전에 어느 단계 이상의 진전을 꼭 봐야 한다는 시급함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 '기회의 창구'가 닫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 있나?

문정인 특보 :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 신년사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싶다. 비핵화를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그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따라서 비핵화를 원한다면 올해 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내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관심을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도 올해말이라고 기한을 두지 않았겠는가. 만일 합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북한은 굉장히 도발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강경한 태도로 나올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그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해외의 위기는 언제나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공약을 지키려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뭔가 북한과 합의를 도출해야만 한다. 내년 대선을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