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年11月17日

【짐바브웨 쿠데타】'부부세습' '종신집권' 일장춘몽으로 끝나

PicsArt_11-17-08.06.07.jpg현존 세계 최장 37년째 집권 중인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 93) 짐바브웨 대통령이 독립운동 동지이자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에머슨 음낭가그와(Emmerson Mnangagwa, 75) 부통령을 경질하고 아내 그레이스 무가베(Grace Mugabe, 52)에게 '부부세습'하려다 군부 쿠데타로 인해 종신집권의 꿈이 좌절됐다.

군 대변인은 "무가베 대통령 주변에서 국가를 사회적·경제적으로 고통으로 이끈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한 것"이라며 쿠데타가 아니라 국정 농단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영방송을 통해 밝혔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 영국으로부터 짐바브웨의 독립을 이끈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권좌에 올랐으나, 그후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갖은 인권탄압과 부정부패로 악명을 떨치며 무려 2만여 명에 달하는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다.

게다가 2000년 이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외국인 농장주의 땅을 강제로 빼앗는 토지개혁을 단행한 결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의 최빈국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무서운 속도로 진행된 인플레는 100조 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해야 할 정도로 최악의 사태를 야기해 당시 1000억 짐바브웨 달러(ZWR)로 살 수 있는 것은 달랑 계란 3개뿐이었다. 결국 통화 가치를 상실한 짐바브웨 달러는 2015년 10월 1일부로 폐지되었다. (당시 최종 환율: 3.5경ZWR=1USD) 이 사태는 돈이 없으면 무조건 찍으면 된다는 무가베의 무개념에서 비롯된 재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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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
한편 짐바브웨 국민의 72%가 최저 생계비조차 벌지 못하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일가는 수십억 원을 들여 화려한 생일잔치를 벌이고, 그레이스 여사는 남다른 명품 사랑으로 호화로운 생활에 심취했다.

그녀는 유부녀 타이피스트 출신으로 무가베 대통령과 10여년간 불륜 행각을 벌인 끝에 1996년 41세 연상의 대통령과 초호화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장에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을 비롯해 무려 4만 명의 하객이 동원됐다.

그녀는 처음에는 자선활동에만 전념했으나 점점 사치의 늪에 빠져, 보석과 초호화 저택, 해외 재산 은익, 고급 차량 등 허영의 노예가 되어 갔고, 파리에서 쇼핑 한 번에 무려 7만5000파운드(약 1억원)을 쓰면서 국민들의 경멸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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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왼쪽부터)
그러던 중 2014년 집권당의 산하조직인 여성연맹 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집권당의 표밭인 아프리카 사도교회 종파들을 통해 탄탄한 청년조직을 구축해 갔다. 짐바브웨 사도기독교평의회(ACCZ) 요하네스 은당가(Ndanga) 회장은 대표적인 무가베 숭배자이기도 하다.

지난 10월말에 열린 ACCZ 의회는 무카베 대통령 부부를 'patron(아버지 같은 후견인)' 'matron(어머니 같은 후견인)'으로 각각 추대하고, "하나님이 그의 숨을 거두지 않는 한 무가베가 최적임자"라며 내년 대선에서 무가베를 지지하기로 공식 선언했다.

또 은당가 회장은 이달 5일 짐바브웨 루퍼로(Rufaro)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 일요일' 집회에서 무가베는 종신대통령이며, 대통령 부부는 일체불가분의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출애급기 24장을 인용해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사람"이라면서, 무가베는 우리의 왕이며 왕은 하나님의 권능으로 임명되는 것이지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고 열변을 토했다.

은당가는 그레이스 여사에게 "무가베 대통령은 하나님으로부터 기름부음 받은 사람으로 죽을 때까지 이 나라를 통치하라는 천명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그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1934년에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예언된 사실을 국민들에게 상기시켜 줘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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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일요일' 집회, 은당가와 그레이스 여사(왼쪽부터)
결국 다음날 6일 부통령 음낭가그와는 축출되고 그레이스는 다음달 부통령으로 선출될 예정이었다. 더욱이 그녀는 지난 5월 무가베 대통령에게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하도록 요청한 터였다. 그러나 인생은 일장춘몽이라 하였던가, 15일 오전 들려온 탱크 소리와 총성은 풍선처럼 부플었던 그녀의 단꿈을 흔들어 깨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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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ultural Highway at 08:31| Comment(0) | 정치 | 更新情報をチェックす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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