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안토니오 이노키 의원 32번째 방북, 이수용 부위원장과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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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안토니오 이노키(アントニオ猪木) 참의원 의원이 9월 7일부터 북한을 방문 중이다. 이번 방문은 9일 북한의 정부 수립일에 맞춘 것으로 11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이노키 의원은 "교류나 대화도 없는 압력만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고 8일 조선노동당 국제부문을 총괄하는 이수용 부위원장과 회담했다.

모두 발언에서 이노키 의원은 북한의 도발행위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런 때일수록 방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용 부위원장은 현재 조일우호친선협회의 고문을 맡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을 뒷바라지한 인연으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으로 32번째 방북한 이노키 의원과 북한과의 신뢰관계는 매우 깊다. 1995년 미일 프로레슬러와 연예인이 참가한 축제를 평양에서 개최한 이후 스포츠를 통한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2010년 북한으로부터 친선훈장 제1급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노키 의원이 최초로 북한을 방문하게 된 것은 그의 프로레슬링 스승이었던 역도산의 딸이 북한에 살고 있다는 스포츠 신문 기사를 본 것이 그 계기였다. 당시 딸의 남편은 북한의 국가체육위원장이었으며 이노키 의원은 방북할 때마다 많은 정부 인사들로부터 환영받았다.

이노키 의원은 자신의 저서에서 "남북이 통일된다고 하자. 어떻게 될까. 인구 약 7천만의 나라가 동아시아에 갑자기 탄생한다. 당연히 동서독 통합 때처럼 많은 문제들이 불거질 것이다. 하지만 통일된 국가는 중공업과 하이테크 산업과 인력을 포함한 자원이 합쳐져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국가가 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노키 의원은 1990년 후세인 정권 하의 이라크에서 '평화의 제전'을 개최하여, 그 직후 재류 일본인과 인질이 모두 풀려난 실적을 남겼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행동거지의 신중함과 책임감도 중요하나 때로는 과감하게 상대의 품에 뛰어드는 방식이 전쟁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지난해 숨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의장과 이노키 의원은 1990년 회담 이후로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두 사람의 첫 회담 때는 서양의 정치가와 8년 만에 만난 것이어서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그 후 일본 쇼와(昭和) 천황이 붕어하자 쿠바는 1주일 동안 추모기를 달고 애도를 표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쿠바의 적대국인 미국의 동맹국이었다. 일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가 이렇게까지 우정을 표했던 배경에는 정치인 안토니오 이노키의 영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 일본인 46명이 인질로 잡혀 있을 때,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협상을 벌여 그들을 모두 구출한 장본인도 일본 외무성이나 정부도 아닌 프로레슬러 이노키 의원이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당시 이노키 의원은 이슬람 세계에서도 일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인기가 있었다.

이슬람의 영웅 무하마드 알리와 복싱 경기에서 비겼을 뿐만 아니라, 아크람 뻬루완이라는 파키스탄의 국민 영웅 격투기 선수를 '시멘트 매치(실제 구타)'로 쓰러뜨리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이노키 씨는 파키스탄 국왕으로부터 축복을 받고 '이노키 기념일'까지 제정되었다.

이노키 씨의 인기는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자랑하는 스타 역도산의 수제자로서 이노키 씨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1995년도 기념우표에 역도산과 함께 등장했다. 당시 방송된 이노키 씨의 프로레슬링 이벤트 '평화의 제전'은 시청률이 95%에 달했다고 한다.

이노키 씨는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거듭 방북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문을 걸어잠그는 외교라는 것이 세계 어디에 있는냐는 것입니다. 대화도 없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제재를 가하면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할 것이라고 상대를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주간 아사히 2010.11.12)

물론 북한의 핵을 인정해주고 우선 대화부터 하자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강경한 자세를 취해 마땅하며 만일 이노키 씨가 정부 각료라면 지금처럼 제멋대로 행동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오랫동안 공들여온 북한과 이노키 씨의 신뢰관계를 단절하고 대화의 길을 모두 닫아버리는 것은 굴러들어온 복을 차버리는 치명적인 패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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